여러분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일상에서, 대인관계에 지쳐가는 현대인에게 ‘우울증’은 흔한 질병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울증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으로 병원 방문을 주저하는 사람도 많은데요. 숨길수록 커지는 마음의 병, 우울증 진단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병수 교수와 알아봅니다.

[이동훈 아나운서]
우울증 치료는 어떤 단계로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우울증 치료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우울증의 치료는 기본적으로 약물 치료, 정신 치료, 비약물적 생물 치료, 입원 치료로 소개를 드릴 수가 있겠는데요.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약물 치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항우울제는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효과는 거의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항우울제 종류에 따라서 약간의 특성이 있고 부작용도 다릅니다. 그에 맞춰서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약을 선택하면 치료 효과는 대부분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중요한 것이 머리가 아플 때 먹는 두통약 같은 경우는 약을 먹으면 몇 시간 안에 효과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항우울제는 약을 먹고서 효과가 시작될 때까지 최소한 2~3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약을 먹기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까,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치료를 지레 포기하시는 분도 간혹 있는데요. 그러면 안 되고요. 원래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기 때문에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충분한 효과가 날 때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요. 대략 8~12주, 즉 두세 달 정도가 지나야 충분한 효과에 도달할 수가 있게 됩니다. 그리고 증상이 회복되더라도 약을 바로 끊으면 재발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짧게는 6개월, 보통은 1~2년 정도 복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항우울제 치료 효과를 나타낸 그림을 보시면, 보라색과 파란색으로 그려진 화살표가 약의 효과입니다. 처음에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서 기분이 떨어지신 분이 약을 2~3개월간 먹었을 때, 첫 번째 약물에 대한 반응률은 대략 33% 정도입니다. 세 명 중 한 명은 처음 선택한 약이 잘 맞아서 완전 회복이 됩니다.

하지만 모두 그렇게 100% 완전히 회복될 수는 없고요. 다른 분들의 경우에는 효과가 미진하거나 충분한 효과가 나지 않아서 약을 조절하게 됩니다. 때로는 새로운 약으로 완전히 바꾸기도 하고, 약을 완전히 바꾸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려서 빠른 회복이 필요할 때는 지금 쓰고 있는 약의 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약을 추가하기도 합니다.

대략 그렇게 두 번이나 세 번, 많게는 네 번까지 약을 조절하다 보면 3분의 2 정도에서 증상이 거의 회복되게 되는데요. 관해라는 표현은 증상이 거의 사라져서 일상생활로 완전히 복귀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3분의 1 정도는 약 조절을 네 번이나 해도 증상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전혀 반응이 없다는 뜻은 아니고요. 부분적으로 반응이 있어서 그럴 때는 약물만으로 조절이 되지 않는 요소가 숨어 있지 않은지 걱정거리나 대인 관계 문제 등을 좀 더 심층적으로 면담해 보면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구성 이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