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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독단과 불통, 그리고 입틀막···윤석열 얘기냐고요? 대구의 전 시장님 얘깁니다

윤태호 기자 입력 2025-04-12 09:57:25 조회수 2


'독단'과 '불통' 홍준표···탄핵 정국에서 냉혹한 시험대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대구시장직을 그만뒀습니다.

아직 임기가 1년하고도 2개월 가까이 남았는데도 말이죠.

대선 출마야 개인 선택이고, 자유겠지만, 대구시장 재임 동안 저지른 여러 행태를 두고 떠나는 마당이지만 뒷말이 무성합니다.

독단과 불통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다 보니 대선 레이스에서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홍준표, 78.75% 압도적 지지로 대구시장 당선
지난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는 78.75%의 득표율로 대구시장에 당선됐죠.

당시에 압도적 당선이라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대선주자급 거물 정치인에 대한 대구 시민들의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선출직 공무원은 시민을 받들고 섬기는 공복(公僕)이어야 마땅합니다.

홍 전 시장은 더구나 압도적 지지를 받았으니 더 잘해야겠죠?



'공복' 모습 아닌 '제왕'으로 돌변해 폭거
하지만 실제 모습은 제왕이었습니다.

먼저 비판 언론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쓴소리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대구시 취재 거부”라는 전대미문의 폭거를 휘둘렀습니다.

그 피해자는 홍 전 시장 심기를 가장 심하게 건든 대구 MBC였죠.

대구시 본청뿐 아니라 산하 기관까지 모조리 취재 거부에 들어가서 사실상 대구 MBC는 대구시에서 완전히 배제됐습니다.

'바이든/날리면' 보도로 인해 대통령 전용기에 서울 MBC 기자를 배제한 것과 아주 비슷하죠?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구시 예산으로 언론을 길들이려 했습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대구시 취재 거부 규탄 기자회견 2023.11.29) "기자들에게 자기 검열을 강요하게 만들고, 우호적인 기사를 생산하면 광고를 주고 길들이기 하는···"

대구 시민의 알권리, 권력 감시와 비판. 민주주의를 지탱해 온 언론, 특히 공영방송의 가치는 안하무인, 무소불위 제왕의 칼춤 앞에서 순식간에 무참히 무너졌습니다.

법원 '취재 거부 불가'로 제동···사과 한마디 없어
대구시장의 권한은 시민에게서 나오는 것이고, 최소한 상식에 맞게 행사해야 한다는 비판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법원조차도 취재 거부는 법적 근거가 없어 취재를 방해하면 안 된다고 결정했지만, 사과 한마디 없었고, 오히려 자기가 지시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는 겁니다.

말을 못 하게 입을 틀어막는, 이른바 ‘입틀막’ 행태는 비판 언론 말고 또 다른 곳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시민사회단체에는 고소와 고발 남발로 '입틀막'
시민사회단체는 올바른 대구시정을 위해 감시 활동을 벌여오고 있습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끌면서 대구시정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데요.

홍준표 전 시장은 자기에게 쓴소리하는 시민사회단체를 적대시하며 고소와 고발을 남발했습니다.

입을 틀어막는 전형적인 '입틀막'이었습니다.

비열하고 치졸한 행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서 대구시장이 자기 스스로 대립각을 세우고, 갈등과 반목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한마디로 완전히 폭주를 일삼은 거죠. 오히려 시장이 갈등과 분열의 중심이 되었고, 시정을 끝없이 퇴행시켰죠" 

불필요한 싸움 열 올리며 '피멍' 남기더니···갑자기 대선 줄행랑
언론과 시민사회단체는 대구 시민이 부여한 권한으로 존재하는 사회적 공기(公器)입니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척결 대상으로 삼는 것은 대구 시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행정력과 예산까지 써가며 불필요한 싸움에 열을 올리더니 대선판이 벌어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를 내팽개침으로써 무책임함의 극치라는 비난이 터져 나옵니다. 

강우진 교수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갈등을 조장하는 시정이었다는 평가가 더 많은 걸로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갈등의 조정과 화해라는 시대정신에 맞는 시정을 이끌어 왔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시민들이 의문을 던지고 있고, 여기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의 냉엄한 평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협치보다는 독단으로, 소통보다는 불통으로 대구시정을 이끌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대선 출마를 위해 시장을 그만두는 것은 개인 선택의 자유지만, 대통령 선거라는 가장 큰 공적 영역에서 그가 시장으로서 보여준 제왕적 행태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 준엄한 심판대에 올랐습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민의를 거스르고 총칼로 미운 사람들 제압하려다 빚어진 부끄러운 사건이죠?

군경을 동원하지 않고, 총칼을 들지 않았을 뿐 홍준표 시장이 행한 독단과 불통, 그리고 입틀막 행태가 탄핵과 묘한 기시감을 불러오는 건 왜일까요?

그 판단은 이제 유권자들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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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yth@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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