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권 야망을 품고 대구를 떠나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역 사회의 숱한 반발에도 지난 3년간 시정을 독단적으로 이끌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이를 두고 '강단 있는 행정가'라는 시각도 있지만, '갈등과 논란을 부르는 정책 결정자'라는 혹평도 쏟아지고 있는데요,

홍 시장이 추진한 핵심 정책들을 재검토하라는 요구는 거세질 전망입니다.

지난 3년간의 시정을 박재형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홍준표 시장은 권영진 전 시장이 공론화 과정을 거쳐 확정한 지역 현안 사업을 순식간에 바꿔 버렸습니다.

대구시 신청사 이전이 손꼽힙니다.

홍 시장은 빚을 내 사업하지 않겠다며 이전 터인 두류정수장 터 가운데 절반가량의 유휴 터를 매각하는 안을 밀어붙였습니다.

주민들은 졸속·독단 행정이라며 규탄에 나섰고, 시의회 예산 삭감, 관련 부서 폐지 등으로 갈등이 분출하며 좌초 위기에 내몰렸습니다.

시 공유재산 일부를 매각해 재원을 확보하는 대안을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이영애 대구시의회 의원▶
"지금은 경기도 침체하였고, 그리고 또 요즘은 그런 물량 건을 매매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닙니다.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장소인데, 그런 거는 다시 한번 검토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은 대표적인 불통 행정으로 지목됩니다.

권 전 시장 임기 말, 대구시와 구미시는 구미 해평취수장 물을 대구가 공동 취수하는 협정을 체결해 해묵은 취수원 논쟁이 일단락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홍 시장은 김장호 구미시장과 이견을 보이다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안동댐 취수원 이전을 강행했지만 사업은 지지부진합니다.

◀박호석 대구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 (1월 16일)▶
"의견도 수렴 안 하고 안(안건)부터 만들서 여기에 제출해서···"

권 전 시장이 시민 의견 수렴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제2 대구의료원 건립을 무산시킨 것도 일방통행식 행정으로 비판받습니다.

충분한 소통 없이 정책 등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갈등을 일으키고 행정의 신뢰까지 떨어뜨린 사례도 있습니다.

북구 옛 경북도청 터에 '문화 예술 허브'를 조성하려던 계획은 돌연 대구교도소 터로 바뀌었다가 결국 북구로 유턴했습니다.

'오락가락 행정' 탓에 극심한 갈등만 부채질한 꼴이 됐습니다.

◀문화예술허브 달성군 변경 추진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2023년 4월 17일)▶
"약속을 지키고 실천하는 것은 민주주의 상식이며 공정한 국가 건설을 위한 핵심 가치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달성군 가창면을 수성구로 편입하려는 시도 역시 주민 간 극한 분열만 일으킨 뒤 슬그머니 없던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홍 시장은 대구·경북 행정 통합을 속도전으로 추진하다가 무산을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경상북도, 경북도의회, 의성군 등과도 충돌했습니다.

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건립 역시, 시민단체와 야당의 공론화 과정 요구를 외면했습니다.

대구시 인권 증진 위원회와 시민 원탁회의 폐지해 반인권적· 반민주적 처사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공공기관 통폐합, 북구 도축장 폐쇄, 대폭 높아진 정책 토론 청구 문턱 등도 시민사회단체는 불통과 독선의 상징으로 꼽습니다.

◀은재식 우리복지연합 사무처장▶
"철저한 검증을 통한 과감한 흔적 지우기와 소통과 참여, 인권, 생태, 돌봄, 시민 연대 등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시정 운용 방식으로 전면 수정해야 대구시가 새로운 도약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홍 시장은 100가지 혁신 가운데 63개를 끝내 한반도 3대 도시 위상을 되찾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고 자평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2024년 12월 26일, 송년 기자간담회)▶
"올 한 해 최고의 대구 시정은 전부 다입니다. 아마 혁신 100+1 수행 과정에서 우리가 했던 모든 것들을 기자 여러분들께 배포를 했을 겁니다"

강단과 효율, 독선과 불통이라는 양면성을 지닌 홍준표 시장.

이제 대선 후보인 그가 대구시장 자격으로 추진했던 정책과 사업에 대한 냉철한 검증과 평가의 시간입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화면 출처 대구 시정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