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을 국가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한 낙동강 유역 물관리위원회의 심의가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1월 16일 회의에서는 주민 의견을 수렴 없이 심의하려는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반발이 거셌는데요.
물관리위원회는 주민과 환경단체의 의견을 듣고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보도에 박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을 골자로 한 대구시의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 안건 상정을 위한 심의가 파행됐습니다.
낙동강 유역 환경단체 회원들이 회의장을 점거하며 주민들과의 소통 없이 열리는 심의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했기 때문입니다.
◀임희자 낙동강 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
"우리가 이것을 이제 다루는 것이니 뒤에서 들어라, 이것은 과거의 절차와도 맞지 않고 낙동강 유역 물관리위원회, 국가물관리위원회가 만들어진 취지나 이것과도 전혀 맞지 않습니다"
국가물관리위원회 산하 낙동강 유역 물관리위원회는 회의를 먼저 진행한 뒤 여론을 수렴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손광익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정책분과위원장▶
"정말 주민의 동의라든지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면 그때 시작하는 것이지, 이걸 처음부터 무조건 여론 수렴부터 해놓고 어떤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은 결국은 문제를 풀지 말자는 얘기와 똑같은 얘기입니다."
시민단체들은 물관리위원회의 '선 회의, 후 여론 수렴' 방식은 민주적 원리에 어긋난다고 비판했습니다.
◀박호석 대구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
"의견도 수렴 안 하고 안(안건)부터 만들어 여기에 제출해서 심의를 한다, 그건 순서가 바뀐 거죠."
낙동강 유역 물관리위원회는 앞으로 대표성을 띤 주민과 환경단체의 의견을 듣고 안건 상정을 할지를 판단하겠다며 회의를 중단했습니다.
앞서 회의 시작 전 대구·경북 시민사회단체는 "2조 원을 들여 110km나 되는 도수관로를 까는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은 경제적 형평성, 실효성 면에서도 전혀 효용성 없는 엉터리 삽질"이라고 규탄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욕심이 투영된 사업이라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홍준표 시장의 맑은 물 하이웨이는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는 '마이웨이'임을 강력히 규탄한다."
윤석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추진된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 사업이 탄핵 정국의 혼란과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 속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