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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대구시-안동시-환경부 "대구 취수원, 안동댐 물로"···환경단체 "홍준표 시장, 자신의 대권에만 눈이 먼 정치 행보"


"대구 식수원으로 안동댐 물 활용"···'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 본격 추진
대구 식수원으로 안동댐 물을 활용하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됩니다.

환경부 장관과 대구시장, 안동시장이 7월 15일 대구시청 산격 청사에서 간담회를 갖고 사업 추진 방식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번에 홍 시장께서 국가 물 문제 해결 말씀하셨는데 제 임기 동안에는 꼭 하겠다"며 "대구·경북 취수원 다변화가 출발점이라고 생각해서 뿌듯하고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안동시장께서 안동댐 취수를 할 수 있게 하셔서 주무 장관으로 감사 말씀드린다"며 "대구시에서 요청한 취수량보다는 적지만 시장께서 이해해 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대구·경북 물 문제 해소, 이게 출발점이 되어서 낙동강 하류 쪽도 마찬가지고. 우리 국토 전체의 물 문제 해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은?···안동댐 원수를 100km 도수관로 연결해 대구 정수장까지 보내는 것이 핵심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은 안동댐 직 하류에서 취수한 원수를 100km의 도수관로로 연결해 대구 문산·매곡 정수장까지 보내는 게 핵심입니다.

대구시는 2023년 11월 안동댐 물을 하루 63만 톤 공급할 것을 건의했지만, 환경부 용역 결과 46만 톤이 적절하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부족한 수량은 강변여과수와 운문댐, 군위댐 등에서 확보한다는 계획인데요, 권기창 안동시장은 "안동댐이 만들어진 지 50년이 돼 간다"며 "댐을 만들 때 이주민이 2만 7천 명 발생했다. 이 눈물로 만들어진 안동댐이 대구 시민에게 생명수를 공급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안동댐 (주변) 자연환경 보전지역 중 20%를 해제하는 것을 환경부에서 동의해 줬는데 경북도에서 (논의를) 미뤘다. 이런 문제들을 환경부에서 전향적으로 풀어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구 시민이나 부산 시민이나 맑은 물 먹을 권리가 있는 거 아닌가. 그걸 안동에서 주겠다는 얘기"라며 "안동에서 할 수 있게 여력을 만들어 주는 게 중앙정부의 역할"이라고 했습니다.

대구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안동 상생 협력 지원 내용 담은 '특별법' 추진
대구시는 취수 지점인 안동 지역에 대한 상생 협력 지원과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 내용을 담은 '낙동강 유역 취수원 다변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영남권 물 문제가 20년도 넘었다"며 "이제야 단초가 마련됐다는 게 환경부로서는 큰 업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마침 안동시장이 동의해 주니까 고맙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 통합 문제가 지금 제기돼 있고, 물관리 문제가 통합되면 더 수월하게 진행이 될 것이다"라며 "영남권 물 문제가 전체적으로 해결의 단초가 이번에 제공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구 취수원 이전, 구미 해평으로 옮기는 방안 추진됐지만···홍준표 대구시장-김장호 구미시장 갈등 끝에 안동댐 취수로 변경
대구에서는 지난 1991년 페놀 사태, 1994년 다이클로로 메탄 검출, 2004년과 2008년 1,4 다이옥신 유출 등의 수질오염 사고로 식수에 대한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대구 취수원 이전은 당초 구미 해평으로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추진돼 왔지만, 2023년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장호 구미시장 간 갈등 끝에 안동댐 취수로 큰 틀이 바뀌었습니다.


시민사회단체 "안동댐, 중금속에 심각하게 오염···안동시도 안동댐 물을 수돗물로 쓰지 않아"
이에 대해 영남 지역 400여 개 시민사회단체들은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안동댐 물이 이미 상류에 있는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나온 카드뮴과 비소, 납, 아연 등에 심각하게 오염돼 해마다 수많은 물고기와 새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이태규 낙동강 사랑 환경보존회장은 " 카드뮴은 하루에 22kg을 낙동강으로 보냈으니까 1년이면 8천 kg을 보냈고 10년이면 8만 kg이 낙동강에 진을 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물체들이 살아갑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안동시도 안동댐 물을 수돗물로 쓰지 않고 있다면서 이 사업은 위험천만한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의장은 "상류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에서 50년 동안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을 안동댐에 쌓이도록 했다"며 "그래서 안동 사람들도 안동댐 물을 먹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에 2조 원 넘는 예산 들어···대구시 "특별법으로 해결" "환경단체 "그 돈으로 낙동강 근원적으로 살려야"
최근 환경부의 연구용역 결과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에는 2조 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간다고 판단했습니다.

대구시가 처음 예상한 1조 8천억 원보다 비용이 크게 늘면서 비용 대비 편익 비율도 0.63에서 0.57로 낮아졌습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도 힘들어 보이는데요, 대구시는 안동시와 환경부와의 합의를 근거로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물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곽상수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이렇게 특별법 발의를 (국회의원) 20명 정도가 했다"며 "하지만 지역의 여론이 얼마나 따가웠길래 대부분 발의한 정치인들이 다 뒤꽁무니를 뺐다"고 비판했습니다.

2조 원은 낙동강을 근원적으로 살릴 수 있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예산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민은주 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낙동강 본류를 흐르게 하면서 낙동강과 함께 부산 시민과 대구 시민이 함께 살아가는 그러한 시스템을, 그러한 환경을 그러한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보존해야 한다고 저희는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홍준표 시장이 자신의 대권에만 눈이 먼 정치 행보를 보인다면서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에 결사반대하며, 반드시 철회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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