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조가 '준법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선로변 작업을 할 때 열차 감시자 배치, 사다리 작업을 할 때 2인 1조 작업, 역 정차 시간 준수, 승객 승하차 철저 확인 등 '작업 매뉴얼'을 말 그대로 '칼같이' 지키는 겁니다. 하지만 이 여파로 수도권 전철 1호선을 포함해 일부 열차가 10~20분 정도 지연되고 있습니다.
철도노조는 이런 '준법투쟁'을 하는 이유로 '인력 충원'을 들고 있습니다. 12월 4일에 개통할 예정인 대구 광역철도를 비롯해 새로운 노선이 잇달아 개통되지만 인력이 제대로 보강되지 않고 오히려 기존 인력 감축과 안전 업무 외주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철도노조는 이런 일이 계속되면 '준법투쟁'을 넘어 12월 5일부터는 '진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데요, 11월 20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변종철 전국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장
12월 14일 개통을 앞둔 대구 광역철도는 구미·경산 지역과 대구를 이어줄 광역철도의 개통으로 시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멋지게 선보여야 하지만 부족한 것이 많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질 스크린도어의 유지 보수를 담당할 인력이 제대로 배치되지 못해 운행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개통 준비가 한창이지만 아직 곳곳에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최종 안전 점검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12월 31일 개통하는 동해선은 윤석열 정부의 비용 절감, 인력 감축을 위한 공공기관 인력 효율화 정책으로 안전 업무 외주화와 연구 업무 위탁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인력 효율화 정책은 높은 안전성과 운영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철도 운행 안전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세대 단절, 신규 노선 개통 인력 배치가 어려워지자 철도공사는 열차 운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기 분야 유지 보수 업무를 위탁하고 위탁된 자회사는 전문 인력을 제대로 채용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철도노조와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로 코레일의 위탁 방침의 변화가 감지되고는 있습니다.
동해선은 격오지 근무에 따른 보안 대책이 시급합니다.
또 신규 채용 방식에서도 그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에게 좋은 일자리의 기회를 열어주고 철도의 개통이 지역사회 인재와 그 가족들의 경제생활에도 도움이 되어야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무리한 인력 감축에 따라 추진된 고속차량 정비 민간 위탁 정책으로 고속열차 운행에도 경고등이 들어왔습니다.
지난 8월 동대구역을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고속열차의 주행 장치가 고장 나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KTX 산천 탈선 사고에 이어 SRT 고속열차는 무리한 운행 노선 확대로 정비가 축소되었고, 고속 운행의 안전을 담보해야 할 주행 장치들의 정비가 민간에 위탁되어 적기에 부품 공급이 되지 않거나 불량이 발생해 큰 사고들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안전을 외주화하고 이윤과 효율화만을 추진한 끝에 고속열차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급기야 국토부와 철도공사, SR 주식회사는 12월 6일부터 고속열차의 주말 운행을 축소하며 다시 정비를 늘리기로 했습니다.
특히 주말 SRT 열차 운행 축소와 좌석 공급 축소로 동대구역을 이용하시는 주말 열차 이용객의 불편이 예상됩니다.
윤석열 정부와 기재부는 인력난에 허덕이는 철도 현장의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생명 안전 업무의 외주화는 타협의 문제가 아닙니다.
공공기관 혁신이라며 강요하는 1,566명 인력 감축을 중단하고 위험천만한 안전의 외주화를 멈춰야 합니다.
공공기관 최저 수준의 임금, 연평균 2명이 중대재해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31살, 32살, 정말 아까운 철도 전기 분야 조합원들이 우리의 곁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열악한 노동 환경은 청년 철도 노동자들을 철도에서 밀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자 철도노조는 기재부에 올해 임금 인상 기준인 2.5%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을 기준대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철도공사는 이를 거부하고 임금 동결을 요구해 임금 교섭은 최종 결렬되었습니다.
철도노조는 이러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안전한 철도 환경을 만들기 위해 준법투쟁을 실천해 옮기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동대구역 광장을 포함해 전국의 14개 지역에서 철도 노동자들과 노동 시민 사회가 함께하는 야간 총회를 거쳐 12월 초 무기한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철도를 만들고 철도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구 지역 시민사회 모든 분들과 함께 연대하고 투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