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준표 대구시장이 스스로 후안무치한 '자리 버티기'를 막아야 한다며 만든 특별 조례를 개정하려고 합니다.
홍 시장은 주요 사안을 두고 손바닥 뒤집듯 번복한 게 처음이 아닙니다.
대구·경북 행정 통합을 두고도 마찬가지였는데요.
홍 시장의 기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만, 그때나 지금이나 사과는 없었습니다.
보도에 조재한 기자입니다.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취임 당시 행정 통합에 대해 공무원과 산하단체가 대폭 줄어들고 국회의원 지역구가 엉망이 되는데 동의하겠냐며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2022년 7월 5일 취임 기자회견)▶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해서 행정 통합을 한다.' 나는 그게 난센스 중의 난센스라고 봅니다."
그런데 2년도 지나지 않아 행정 통합만이 살길인 듯 밀어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을 방문한 뒤였는데 오랜 생각이었다며 도를 없애고 광역시와 국가가 바로 되는 2단계 행정 체계를 제시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2024년 5월 17일)▶
"청두시 자체가 2,500만입니다. 대구의 10배입니다. 그래서 청두시에서 돌아오면서 우리도 대구·경북도 통합하는 게 맞겠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손바닥 뒤집듯 달라진 홍 시장의 변화는 정무직 공무원과 출자·출연기관의 장과 임원 임기 관련 조례 개정에서도 마찬가집니다.
홍 시장은 대구시장에 당선되자마자 전임 시장이 임명한 단체장을 향해 원색적 비난을 했습니다.
정무직 존립 근거인 임명권자가 바뀌었는데 임기를 핑계 삼아 죽치고 앉아 있는다면 도리도 모르는 후안무치이며, 중앙이나 지방이나 똑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 능력이 출중해 그 자리에 간 것이 아니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전임시장이 임명한 산하기관장은 물러나라는 압박은 취임하자마자 임기를 제한하는 특별조례를 만들어 쐐기를 박았습니다.
그런데 12·3 내란과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유력해지고 출마를 노리면서, 시장직을 중도에 사임하면 예외로 하자며 조례 개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제 식구 챙기기에만 급급할 뿐 대구 시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최현진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기획위원장▶
"조례를 바꾸는 이유가 업무의 효율성이나 시민들의 편의가 아닌,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이유로 바뀌는 것입니다."
주요 사안을 두고 불과 2년여 사이 전혀 달라진 정책을 펴면서도 시민들에 대한 사과는 없었습니다.
대구시장 자리를 그저 정치적 존재감만 유지하며 중앙 정치 복귀를 위한 발판으로만 여기는 건 아닌지 대구 시민들은 묻고 있습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