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학 한 곳에 천억 원을 지원하는 '글로컬 대학 사업' 열풍이 대학가를 휩쓴 한 해였습니다.
2023년 1차 선정에서 힘 한번 못 쓰고 탈락한 대구·경산권 대학들은 벌써부터 시행 두 번째 해인 2024년을 준비하며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경쟁은 훨씬 더 치열할 전망입니다.
박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23년 글로컬 대학 사업에서 국립 안동대·경북도립대와 포항공대가 대구·경북에서 선정됐습니다.
예선도 통과 못 한 채 탈락의 고배를 마신 대구·경산권 대학들은 압박과 위기를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지역 대학 관계자▶
"지역 주민들과 동문이 글로컬 사업 안된 것에 대한 질타가 엄청나게 많았어요. 2024년에 이거 안 들어가면 사실은 곤란해지는 그런 입장이 돼버렸어요"
대학들은 2024년 2년 차 글로컬 사업 유치를 위해 벌써부터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2차 연도 사업 예비 지정이 4월로 가닥이 잡혀 사업계획서 작성을 서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2024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조급함도 작용했습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10곳, 나머지는 2년에 걸쳐 5곳씩 대학을 뽑다 보니 선정 대학이 줄어드는 겁니다.
◀지역 대학 관계자▶
"글로컬 사업단 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죠, 2023년 것을 보완해서 2024년에 더 잘해보려고요."
대구·경산권 대학들은 2차 연도 글로컬 대학 사업 선정을 앞두고 셈법이 더 복잡해졌습니다.
'지역별 안배는 없다'는 교육부 발표에도 2023년 경북 북부와 포항권 대학들이 선정된 만큼 2024년에는 대구 인근 대학이 선정될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사립대들은 국립 경북대와 또 한 번 경쟁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2023년 선정된 10곳 중 7곳이 국립대였기 때문입니다.
2023년 높은 평가를 받은 비결 중 하나로 꼽히는 대학 간 통폐합도 변수입니다.
지역 대학들이 통폐합 카드를 만지고 있지만, 경북대-금오공대 통합 무산에서 보듯 구성원 반발을 무시할 수 없어 운신의 폭이 좁아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 대학 관계자▶
"이것저것 좀 (구성원들의) 불만이 뭐 없을 수 없거든요. 원래. 마지막에 (대학이) 넘어질 때까지 아무것도 변화 안 하면 (어떻게 하나?)"
학생 수 감소로 지역 대학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일지, 아니면 대학 구조조정의 서막이자 서열화를 조장할지, 글로컬 대학과 관련한 논란은 끊이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역 대학들은 2024년에 천억 원의 정부 지원금을 거머쥐기 위해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