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5년 전인 1987년 11월 29일 115명의 탑승자를 태운 대한항공 858편이 미얀마 안다만 상공에서 사라졌습니다.
실종 32년 만인 2020년 1월, 대구MBC 특별수색단이 미얀마 안다만 해저에서 KAL 858 추정 동체를 찾아 유족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정부는 KAL 858기 수색 작업을 사실상 중단했고, 유족들의 희망은 다시 절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심병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해마다 11월 29일이 다가오면 유족들의 한 맺힌 가슴에는 눈물방울이 솟아납니다.
특히 이번 35주기 추모제에서는 3년 전 KAL858기 추정 동체 발견으로 싹튼 희망이 산산이 부서지는 아픔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올해 추정 동체 수색은 미얀마 군사정부의 비협조로 힘들다는 정부의 통보를 받으면서 수색이 무산된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의지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2023년에는 수색 예산도 책정하지 않아 수색 작업은 기약 없이 미뤄졌습니다.
유해만이라도 찾아달라는 간절한 염원을 들어주지 못하는 국가가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연제원 KAL858기 실종 탑승 희생자 유족회▶
"어디선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아서 오늘도 그대들을 가슴에 품고 피눈물을 흘립니다."
추모식이 진행되는 동안 곳곳에서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저마다 국화를 들고 영정에 헌화할 때는 유족들 모두 북받치는 울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유족들은 정부가 미얀마 군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수색이 가능해지는 즉시 예비비로 수색 비용이 책정되도록 사전에 모든 준비를 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호순 KAL858기 실종 탑승 희생자 유족회 회장▶
"외교적으로 노력을 해서 하루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그런 길을 만들어줬으면 감사하겠습니다."
KAL858기 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 35년.
지금까지 단 한 명의 희생자 유해도 찾지 못한 상황 속에서 유족들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묻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