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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NEWS대구MBC NEWSDESK[기획보도] KAL 858기 추정 동체 최초 발견대구MBC [기획보도]

KAL858기 실종 당일, 폭파범들의 수상한 행적

◀앵커▶
KAL858기 실종사건 33주년 특별기획뉴스 시간입니다.

KAL858기 폭파범이라고 정부 당국이 발표한 김현희와 김승일은 사건 발생 이틀 만에 체포됐습니다.

예정에도 없던 바레인으로 도망쳐 관광을 하며 여유를 부리다가 잡혔다는 건데요.

폭탄 테러를 한 범인들로 보기에는 너무도 수상한 이들의 당시 행적을 심병철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검찰은 북한 공작원인 김승일이 현지 시각으로 1987년 11월 28일 밤 11시 5분쯤 라디오 시한폭탄을 9시간 뒤에 폭발하도록 조작하고 KAL858기에 탑승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승일과 김현희는 바그다드에서 아부다비, 방콕을 거쳐 서울로 향하는 KAL858기에 시한폭탄을 두고 아부다비에서 내렸습니다.

이들은 몇 시간 뒤에 요르단 암만을 거쳐 로마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빈으로 가서 북한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계획대로 라면 KAL858기가 폭발할 무렵에는 암만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엉뚱하게도 바레인으로 향하면서 파국을 맞았습니다.

추적을 피하려고 위장 용으로 산 항공권을 들고 예정에도 없던 바레인으로 갔다가 체포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김승일은 음독 자살하고 김현희는 바레인 당국에 붙잡혔습니다.

바레인은 한국 대사관만 있고 북한 대사관은 없는 한국에 우호적인 나라입니다.

폭탄 테러범 검거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나라인데 이들은 왜 굳이 이곳으로 갔을까?

테러 다음 날 김현희 일행은 암만을 거쳐 로마로 가는 항공권을 바꾸고 사진 촬영을 하며 여유롭게 관광을 합니다.

한시가 급한 테러범들이 이런 여유를 부리다가 잡힌 것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인터뷰▶신성국 신부/전 KAL858기 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
"마유미(김현희)와 신이치(김승일)는 멀리 갈 생각을 안 하고 바로 갈 수 있는데도 바로 가장 가까운 나라 바레인에 가서 그것도 2박 3일씩 왜 있어? 지금 삼십육계 도망가기도 바빠 죽겠는데"

그런데 김승일이 음독 자살한 그날 외교 전문에 충격적인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하치야 신이치 즉 김승일이 주 바레인 한국 대사의 명함을 소지하고 있어 주 바레인 대사를 예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외무성 측이 밝혔다고 보고한 것입니다.

◀인터뷰▶신성국 신부/전 KAL858기 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
"우리나라 국정원은 해명해야 돼요. 왜 신이치(김승일) 소지품에 바레인 한국 대사 명함이 있는가?"

문제의 이 명함은 한국 정부가 공개한 김승일의 유품에는 없었습니다.

납득하기 어려운 일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김현희와 김승일이 호텔에 도착한 날 도쿄에서 이들을 찾는 전화가 두 통이나 걸려왔습니다.

전화한 사람이 누구길래 계획에도 없던 경로로 달아나던 테러범들의 행적을 파악하고 있었을까?

KAL858기 실종 사건의 진상 조사를 벌였던 국정원 발전위원회는 이런 의혹을 조사했지만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안기부가 사전에 알았거나 사건을 기획 또는 공작 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이 조사에 참여했던 핵심 인물은 당시 한국과 미국 정보 당국이 이들의 행적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현장음▶전 국정원 발전위원회 조사관
“이상한 움직임이 있다. 이상한 애들이 돌아다닌다? 라는 것들은 파악했던 거라고 봐요. 파악했을 수도 있고 CIA도 알았고, 그런데 그거를 이게 (폭파)사건으로 터질 거라고까지 추측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그거는 저도 모르겠어요.”

실제로 국정원 발전위원회 조사에서 당시 안기부 쿠웨이트 파견관이 사건 발생 전 이들에 대한 첩보가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안기부는 노태우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KAL858기 실종 사건을 대통령 선거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무지개 공작을 펼쳤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심병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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