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AL858기가 미얀마 안다만 해역에서 실종된 지 오늘로 33주년을 맞았습니다.
대구MBC가 준비한 특별 기획뉴스 이어갑니다.
대구MBC 특별취재단이 올해 1월 안다만 해역에서 수중 촬영한 추정 동체는 비교적 온전한 형태였는데요.
때문에 KAL858기가 공중 폭발로 산산조각 났다는 당시 정부 발표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추정 동체가 KAL858기로 최종 확인된다면 사고 원인은 뿌리째 흔들리게 됩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잡니다.
◀기자▶
대구MBC 특별취재단이 수중 촬영한 KAL858기 추정 동체입니다.
왼쪽 날개와 엔진, 그리고 이 두 부분을 연결하는 파일론이 남아 있었습니다.
뒤쪽에는 우뚝 솟아있는 수직 꼬리 날개의 형체도 보입니다.
200톤 무게의 KAL858기가 지상 만 천 m에서 폭발로 인한 자유낙하로 떨어졌다면 이처럼 온전한 형태를 유지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조종사가 직접 조종을 해서 동체 착륙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인터뷰▶이근영 교수/한국교통대학교
"디칭(Ditching:수면 착륙)으로 하지 않고서는 그렇게 온전한 형태의 윤곽이 있을 수가 없다. 그게 제 관찰 내용입니다."
KAL858기 추정 동체는 태국 방콕으로 가는 항로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벗어난 지점에서 발견됐습니다.
동체 착륙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은 858기에 어떤 문제가 발생해 비행기가 강하 하면서 조종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바다에 내려앉았을 것으로 봤습니다.
◀인터뷰▶김성전 전 조종사/전 KAL858기 시민대책위원회 고문
"수중 동체 착륙을 시도하는데 이 경우에 비행기를 컨트롤(통제)하기 좋은 방향으로 완만한 선회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그랬다면, KAL858기가 추락했을 당시 조종사를 비롯한 탑승객이 살아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구MBC 특별취재단이 촬영한 동체가 KAL858기로 확인된다면, 공중 폭발로 858기가 산산조각 났다는 정부의 발표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KAL858기 실종 사건의 진상 규명 조사를 했던 국정원 발전위원회도 2007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858기가 산산조각이 났다고 볼 근거가 희박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국정원은 대한항공이나 정부의 공식 입장도 산산조각 났다는 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실종 사건 당시 유족들이 들은 얘기는 다릅니다.
◀인터뷰▶ 김호순 회장/KAL858기 탑승 희생자 유족회
"우리 858은 (잔해가) 아무것도 없으니까 찾아달라고 하니까 산산조각 나서 조각조각 나서 흘러가 버려서 그래서 못 찾는 거라고 대한항공 직원들이 우리한테 그랬어요."
국정원은 KAL858기 실종 사건 당시 유족은 물론 국민에게 비행기가 산산조각 나서 동체를 수색할 수 없다고 변명을 하고는 자신들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지자 슬그머니 말 바꿈을 한 것입니다.
대구MBC가 촬영한 추정 동체가 KAL858기로 최종 확인된다면 이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는 뿌리째 흔들리며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