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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NEWS대구MBC NEWSDESK대구MBC NEWSDESK, TODAY 리포트 [기획보도] KAL 858기 추정 동체 최초 발견대구MBC [기획보도]대구MBC 사회

KAL858기 실종 34주기, 유족의 눈물과 한은 계속

◀앵커▶
34년 전인 1987년 오늘,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승객과 승무원 115명을 태운 KAL 858기가 미얀마 안다만 상공에서 사라졌습니다.

KAL 858기 추락 장면을 이렇게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연했는데요,

2020년 1월, 대구문화방송 특별수색단이 미얀마 안다만 바다 밑에서 KAL 858기로 추정되는 잔해를 찾았기 때문에 이런 근거있는 예측이 가능했습니다.

KAL858기 추정 동체 중 날개와 붙어 있는 바로 이 부분, 여객기 엔진이 선명하게 확인돼는데요.

만 미터 상공에서 추락한 여객기는 이렇게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습니다.

항공기 전문가들은 동체 착륙을 하지 않으면 이런 모습은 불가능하다고 봤습니다.

실종 32년 만에 KAL 858 추정 동체가 발견되자, 유족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이후 2년이 흘렀지만 유해를 찾기는 커녕 이 추정 동체가 KAL 858기인지 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AL858기 사건 34주기 추모제 소식과 정부 수색은 어떻게 되어가는지 심병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심병철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그 날이 찾아 왔습니다.

858기를 조종했던 나우식 부기장의 여섯 살 난 아들은 이제 마흔 살의 신부가 되어 추모제 사회를 맡았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만큼 많은 유족들이 사랑하는 가족들의 유해도 찾지 못한 채 한 많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번 34주기 추모제는 더욱 안타깝습니다.

지난해 1월 대구MBC 특별수색단이 미얀마 안다만 해저에서 KAL 858기 추정 동체를 찾아 희망에 가득 찼지만 정부 수색과 같은 후속 조치가 진척이 없어 이제는 실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연제연 고문▶KAL858기 실종 탑승 희생자 유족회
"어느 순간 웃으며 나타날 것 같기에 어디선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아서 오늘도 그대들을 가슴에 품고 피눈물을 흘립니다."

유족들은 지금까지 알려진 이 사건의 내용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혹을 가지고 있고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증거와 기회도 하나 둘 없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의혹의 중심인 당시 군사정권의 수장인 전두환이 얼마전 사망하는 등 핵심 관계자들이 고령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습니다.

◀유인자 부회장▶KAL858기 실종 탑승 희생자 유족회
"지금도 저희 유족의 입을 막으려고 합니다. 그들은 짜여진 각본대로 KAL858기 사건을 철저히 이용했고 만들어진 테러범 김현희로 정권을 유지했습니다."

지난 2020년 1월 대구MBC의 보도로 진상 규명과 동체 수색에 대한 여론이 높아졌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 정부의 움직임은 꿈뜨기만 했습니다.

추정동체 확인 넉 달뒤인 지난 2020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수색단을 보내라고 지시했고 한시가 급한 유족들은 대구MBC 수색단을 다시 보내 확인하자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가 정부 차원의 수색만 고집하며 이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정부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1월 대규모 수색단을 구성했고 미얀마 정부와 수색 일정도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20억 원이 넘는 수색 예산을 마련하지 않아 다시 한 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올해 2월 현지에 수색단을 보내기로 결정했지만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인터뷰▶김호순 회장/KAL858기 실종 탑승 희생자 유족회
"일단 미얀마의 바다 속에 있는 유해와 기체, 이런 거를 찾아오면 진실이 밝혀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미얀마 군사정권과 다시 수색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남은 시간은 이제 넉 달. 머나먼 안다만 바다 속에 가족을 묻은 유족들의 피맺힌 애원에도 불구하고 KAL858기 수색은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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