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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NEWS[기획보도] KAL 858기 추정 동체 최초 발견대구MBC 사회

밝혀진 게 하나도 없는 KAL858기 실종사건

◀앵커▶
KAL858기 실종사건 33주년 특별기획뉴스, 마지막 시간입니다.

당시 정부는 KAL858기 탑승객 가운데 폭파범인 김현희 일당을 포함해 15명이 실종사건이 나기 전에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공범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중간에 내린 사람의 명단이 매우 중요한데요.

그런데 취재진이 당시 법원에 제출된 검찰의 증거 자료를 확인해보니 정부 발표 내용과 달랐습니다.

김현희 자백 이외에 물증이 하나도 없는 사건이어서 전면 재조사가 필요하지만갈 길은 험난합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잡니다.

◀기자▶
대한항공이 검찰에 제출한 아부다비에서 내린 탑승자 명단입니다.

모두 27명입니다.

대한항공 아부다비 지사가 본사에 보낸 전문에도 총 인원이 27명으로 나옵니다.

전문에 나온 승객 이름과 대한항공이 검찰에 제출한 탑승자 명단의 이름은 정확히 일치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아부다비에서 내린 탑승객이 15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왜 12명이나 차이가 나는 것일까?

KAL 858기 실종사건의 진상 조사를 했던 국정원 발전위원회는 이 명단이 예약자 명단이기 때문이라며 아부다비에서 내린 인원은 15명이 맞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제출한 관련 자료는 법원도 증거로 채택한 탑승자 명단입니다.

예약자 명단이라는 발전위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인터뷰▶신성국 신부/전 KAL 858기 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
"12명에 대한 국적, 이름을 밝혀야죠. (아부다비에서 내린)외국인 것은 이렇게 자세하게 밝히면서 12명에 대한 것은 감추고 있어요."

사건 당시 일본의 '주간 신조'는 일본 공안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안기부 요원 2명과 한국 외무부 고관 11명이 김현희 일행과 함께 아부다비에서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1988년 2월 KAL858기 사건을 논의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이 기사를 근거로 한국 정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공격했습니다.

국정원 발전위원회는 정부가 15명의 명단을 제출했기 때문에 이런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의혹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항공 전문가들은 대구MBC가 수중 촬영한 추정 동체의 상태로 볼 때 KAL858기가 정부 발표대로 공중 폭발로 산산조각이 난 것이 아니라 동체 착륙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 사고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김현희 일당은 범행을 저지른 뒤에 계획대로 도망가지 않고 바레인으로 가서 관광을 하며 이틀 간 머물다가 검거됐습니다.

북한 대사관도 없고 한국 대사관만 있는 한국의 우호 국가에 폭탄 테러범들이 굳이 찾아간 것을 비롯해 의혹 투성이입니다.

◀인터뷰▶김성전 전 조종사/전 KAL858기 시민대책위원회 고문
"사고 조사를 제대로 안 했거나 누군가에 의해 증거들을 고의적으로 은폐하거나 훼손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이런 거를 조사를 지금부터 해보면 되는 거죠."

정부가 대구MBC가 촬영한 추정 동체가 KAL858기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색조사단을 파견하기로 했지만, 확인하더라도 실종 사건 전면 재조사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항공사고 조사 담당 기관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일반 항공 사고가 아니라 조사가 어렵다고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인터뷰▶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
"858기 같은 경우도 테러로 규정이 되다 보니까 저희가 조사를 할 수 없는 입장이거든요. 동체를 건진다고 그거를 테러에 의한 폭발이 아니라고 규정할 수 있는 근거도 없는 거거든요."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대통령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인터뷰▶설훈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 차원에서는 특별법을 만들 수도 있고요. 그런 사례들이 있었죠. 특별법을 만들어서 정리하는 게 제일 합리적인 방법일 것 같은데"

33년이 지나도록 115명의 희생자 가운데 단 한 명의 시신도 찾지 못한 20세기 한국 현대사 최대의 미스터리인 KAL858기 실종 사건.

◀인터뷰▶김호순 회장/ KAL858기 탑승 희생자 유족회
"33년 동안 제가 줄곧 유해 유품 찾아 달라 115명 중에서 한 사람 거라도 우리들이 확인할 수 있는 거를 찾아주면 인정해 주겠다. 찾아 달라 그랬는데도 대한민국이 안 찾아줬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제라도 바다에 수장 된 국민들을 찾아오고, 왜 이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는지 밝혀내야 합니다.

그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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