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는 것을 구·군이 아닌 대구시가 주도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반대 단체를 중심으로 법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고 마트노조는 대구시를 직권남용으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양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2022년 10월 국무조정실장을 만난 뒤 대구에서 시범적으로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두 달 뒤 대구시는 8개 구·군과 대·중소유통업체 등과 협약식을 한 뒤 구·군에서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면 2월부터 의무 휴업일을 월요일로 바꾼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마트노동자들은 대구시의 일방적 발표에 반발하고 있고 일부 법조계에서는 대구시 행정이 형법과 유통발전법을 어겼다고 주장합니다.
홍 시장은 조례 등에 따라 대형마트와 소상인의 협력을 도모해야 하는데, 이 권한을 남용해 기초자치단체에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의무휴업일 변경을 시켰다는 지적입니다.
◀이동민 변호사▶
"본인의 직권을 이용해서 상대방에게 의무 없는 행위를 하게 하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가 충분히 성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의무휴업일 변경 추진 협약식에서 일부 구·군의 이견이 있었지만 대구시가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대구 00 기초자치단체장▶
"부담이 있죠, 사실은. 그거는 충분히 당사자가 협의해서 결론 내려야 하는데 시에서 일방적으로 하니까."
암묵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기초단체가 인식했다면 강요죄 논란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동민 변호사▶
"본인이 가지고 있는 지위나 권한을 이용해서 구청장들에게 어떤 불이익을 주겠다는 해악을 묵시적으로 고지했다면 강요죄도 성립될 수 있습니다."
기초단체들은 시로부터 각종 지원금을 받습니다.
◀대구 00 기초자치단체 실무자▶
"(의무휴업일 변경) 키는 시에서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지원금이 시에서 목줄 쥐고 있잖아요."
대구참여연대와 정의당은 홍준표 시장을 상대로 고발을 검토하고 있고 마트 노조도 홍 시장과 국무조정실장, 산자부 장관 등을 조만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할 방침입니다.
대구시는 고발이 들어오면 해당 내용을 살펴본 뒤 무고로 고발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의무휴업일 변경 이유로 좌파 포퓰리즘 정책의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고 밝혔지만, 관련법은 지난 2013년 이명박 정부 시기에 여야 합의로 통과된 것입니다.
MBC 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