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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대한민국⑧ '관용 사회' 독일, 그 비법은?

◀앵커▶
대구문화방송 창사 59주년 특별 기획 뉴스.


'사분오열 대한민국, 진영 논리를 넘어 미래로' 시간입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갈등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는 관용도의 부족에서 비롯된 측면이 큽니다.

전 세계적으로 관용도가 매우 높은 나라로 독일이 꼽히고 있는데요,

독일은 학교에서부터 서로의 입장을 토론하고 이를 인정하는 교육을 통해 사회적인 갈등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관용도가 높은 독일의 비결은 무엇인지, 심병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자리 잡은 대구 면적의 1/3 정도인 뮌스터시. 

인구 31만여 명 가운데 대학생 4만 8천여 명을 비롯해 학생 수가 주민의 1/3이나 되는 교육 도시입니다.

지난 6월 세계 10대 모범학교로 선정된 마틸데 안네케 종합학교.

5학년부터 10학년까지 우리의 중고등학교 과정을 합친 이 학교는 '건강한 삶'이 교육의 목표입니다.

특히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는 토론 교육에 공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안드레아스 슈라트만 마틸데 안네케 종합학교 교사▶
"우리가 요즘 청소년 토론 대회로 바쁜데, 실전에 들어가기 전에 좋은 토론이란 무엇인지 각자 의견을 들어볼까?" 

자신의 의견을 말하려는 학생들이 서로 손을 듭니다.

◀넬레 마틸데 안네케 종합학교 학생▶
"상대가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하게 하고, 들어주는 것이며 서로의 의견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로부터 발언 기회를 얻자 또 다른 학생은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말합니다.

◀모하메드 마틸데 안네케 종합학교 학생▶
"토론은 객관적으로 말하기 때문에 상대의 의견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플로라 마틸데 안네케 종합학교 학생▶
"내가 상대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도 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이 맞는다고 해도 너무 자신에게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 겁니다."

이곳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토론하는 문화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안드레아스 슈라트만 마틸데 안네케 종합학교 교사▶
"토론 문화를 배우기 시작하기에 너무 이른 때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또는 우리 학교와 같은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에서는 어떤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로 나눠 토론하는 학교 교육이 일상적입니다.

토론을 할 때는 논쟁을 벌이지만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행동하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럽습니다.

◀로미나 베트루그노 마틸데 안네케 종합학교 교사▶
"모든 학생이 토론 학습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공격적이지 않아야 하고요. 독일어 수업 외에 다른 과목의 수업 시간에도 토론은 늘 있습니다."

토론이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즐거운 문화로 자리 잡은 독일은 전 세계적으로도 관용도가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1981년부터 사회과학자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어 100여 개 국가를 상대로 사람들의 가치관과 믿음, 관용도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2022년 발표된 최근 5년 동안 59개국을 상대로 이뤄진 조사 결과에서 '이웃으로 에이즈 환자를 원하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 독일은 6.2%만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한국 92.9%, 일본 51.6%, 미국 12.3%였고, 조사 대상 국가 평균 40%와 비교하면 독일은 매우 낮았습니다.

'이웃으로 외국인 이주 노동자를 원하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도 독일은 그렇다가 3.9%였습니다.

한국 22%, 일본 29.1%, 미국 8.1%였고 조사 대상 국가 평균 21.8%와 비교해 역시 아주 낮은 수치였습니다.

◀비르기트 베닝호프 마틸데 안네케 종합학교 교장▶
"토론하고 논쟁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정신을 가르치는 건 매우 중요한 교육 과제입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서로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는 사회 갈등이 심해지는 것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이런 토론 문화는 토론 과정에서 언쟁을 벌이다가 감정을 상해 담을 쌓고 지내는 경우가 흔한 우리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커 보입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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