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문화방송의 창사 59주년 특별기획 뉴스 '사분오열 대한민국, 진영 논리를 넘어 미래로' 시간입니다.
우리 사회의 주요 갈등을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악용해서 갈등을 부추기거나 이익을 챙기는 쪽도 있습니다.
언론도 그 세력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요.
이번 순서는 부끄러운 언론의 자화상을 전해드립니다.
심병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 사회의 주요 갈등인 지역 갈등과 이념 갈등, 젠더 갈등, 세대 갈등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현실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측면이 많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지역과 이념, 젠더, 세대와 관련해 사람들의 생각이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차이가 외국과 비교할 때 덜 심각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갈등이 실제보다 더 심화하고 확산하는 데는 선정적으로 접근하고 이용하는 쪽이 있다는 겁니다.
특히, 언론은 사회갈등에 해법을 내놓기는커녕 오히려 정치권을 부추겨 갈등을 증폭시키거나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언경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소장▶
"이게 갈등이 되고 있다고 하면서 가장 강한 말들을 가지고 기사화 처리를 해요. 제목으로 그런 어떻게 보면 혐오 단어들을 제목으로 뽑고 갈등을 장사로 활용하는 그런 언론사가 있고"
◀채장수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특히 언론 그리고 정치권이 이것을 이념 프레임으로 규정을 해버리는 거죠. 오히려 우리가 이념 갈등이 심하다는 이야기 이전에 과연 이 갈등의 본질적인 성격이 무엇인가를…"
대구문화방송은 경북대학교 교수진들의 자문을 받아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7월 11일부터 20일까지 대구·경북 주민 천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패널 조사 방식으로 사회 갈등을 다루는 미디어에 대한 인식도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국민 간 갈등 심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로는 포털 뉴스가 100점 만점에 79.2점으로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TV 전국뉴스 75.3점으로 그다음이었고 SNS 유통 뉴스 74.1점, 중앙 일간지 뉴스 66.2점 TV 지역 뉴스 65.9점, 지역 일간지 뉴스 59.4점 순이었습니다.
지역 사회에서 구성원 간 갈등 심화에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에 대해서는 포털 뉴스 75.5점, TV 전국 뉴스 72.5점, SNS 유통 뉴스 71.4점, TV 지역 뉴스 66.5점, 중앙 일간지 뉴스 64.7점, 지역 일간지 뉴스 61.7점의 순이었습니다.
◀정정주 경북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갈등을) 악화시키는 보도에 대해서 책임을 물을 때 본인이 특정할 수 없는 포털을 지목 하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본인이 보도(라고)하면 떠오를 수 있는 전통적인 미디어를 응답자들이 답변을 한 것으로(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주요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미디어로는 TV 전국 뉴스 61.9점, 포털 뉴스 61.5점, TV 지역 뉴스 55.7점, SNS 유통 뉴스 52.7점, 중앙 일간지 뉴스 51.4점, 지역 일간지 뉴스 48.5점의 순이었습니다.
지역 사회의 주요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미디어로는 포털 뉴스 59.4점, TV 전국 뉴스 59점, TV 지역 뉴스 58.8점, 지역 일간지 뉴스 52.4점, SNS 유통 뉴스 51.7점, 중앙 일간지 뉴스 49.6점의 순이었습니다.
◀김상호 경북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지역 언론이 문제를 프레임하고 만들어 가는 방식, 어젠다를 만드는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 언론이 가지고 있는 목소리, 대변하는 방식, 지역 문제를 접근하는 시각, 이것 자체가 상당히 나름 지역민에게 의미 있는 접근이라고 평가받고 있다고 봅니다."
중앙 언론이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한국 사회에서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지역 언론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도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상호 경북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지역 문제에) 중앙 언론은 그런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중앙 언론에 일방적으로 노출된 이런 상황에서는 관심 환기 자체가 안 되는 거죠. 이슈 제기도 안 되고 그런 면에서 각 지역의, 우리 지역만이 아니라 각 지역의 모든 언론들이 자기들의 지역성에 기반한 목소리를 내고…"
"사회에서 벌어지는 중요한 일을 전하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주며 관심을 끌도록 하는 '의제 선정' 기능이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런데 언론이 정파적인 이유나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회 갈등을 부추긴다면 그 존재 가치는 사라질 것입니다. "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