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한국 기업의 돈으로 배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정부 결정이 최근 발표됐습니다.
그러자 굴욕 외교라는 거센 비판과 함께 갖가지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재판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 측에서는 사과도 받지 못했을뿐더러 금전적 배상도 어려워진 것 아니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조재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에 사는 남상걸 씨의 아버지는 1944년 강제 징용돼 일본 고베 가와사키 중공업에서 1년 넘게 일했습니다.
2006년 국무총리 직속 진상규명위원회에서 강제노역 확인서까지 받았습니다.
대법원판결이 난 강제노역 관련 소송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습니다.
정부의 제삼자 변제 발표에서도 소송 미참여자 배상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남성걸 강제노역 피해자 가족▶
"소송비가 없어서 못 한 사람들이 수십만이 되는데 이 사람들은 가만 있으니까 (배상금을) 안 주느냐, 소송을 안 해도 증거만 있으면 배상금을 준다든지 이렇게 돼야지"
판결에 따라 일본 기업이 배상에 나선다면 실제 피해가 확인돼 소송 가능성 있는 피해자까지 배상이 가능하지만 제삼자 변제 방식으로는 법적 보장이 불투명합니다.
◀최봉태 대한변협 일제 피해자 인권특별위원장 변호사▶
"채권자나 채무자 전부 의사에 반해서 변제하겠다고 하니 법률적으로도 이거는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해법이라고 설명해 드릴 수 있습니다."
정부가 지금 당장 한일 관계 개선을 내걸었지만 결국에는 더 큰 문제가 될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남성걸 강제징용피해자 가족▶
"민족 감정상 도저히 용납할 수 없습니다. 계속 일본이라는 나라는 한국을 얕잡아보고 앞으로 청년 세대들에게도 문제가 틀림없이 발생할 겁니다."
우리 돈으로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강제노역 해결 방식이 일제 강점을 겪은 민족 감정은 물론 대법원판결까지 거스르면서 피해자에 대한 배상이나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장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