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적으로 꿀벌이 집단 폐사한 가운데 이번 겨울 양봉 농가 80%가 집단 폐사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소나무재선충병 항공 방제와 꿀벌의 체액을 빨아먹는 진드기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마땅한 보상 방법도 없어 피해 양봉 농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김형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영덕군 강구면에 있는 한 양봉 농가를 찾았습니다.
보온 덮개를 벗겨 벌통을 확인해 봤더니 내부는 텅 비어 있고, 꿀벌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전체 벌통 가운데 90%인 140여 개에서 집단 폐사가 발생했는데, 양봉을 시작한지 40여 년 만에 처음 겪는 일입니다.
◀박홍순 영덕군 강구면▶
"거의 90% 이상은 전멸됐으니까 앞으로 어떻게든 이 사업은 계속 해야 되고 막막하지요"
겨우 살아남은 벌도 상태가 좋지 않아 새롭게 꿀벌을 입식해야 하지만, 전국적인 집단 폐사로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오화숙 영덕군 강구면▶
"어떻게 하든 간에 벌은 앞으로 사서 하려고 생각은 하고 있어도 어디 구할 데가 많이 없네요. (전국적인 폐사로) 다 모두 그러니까"
한국 양봉협회 조사 결과 이번 겨울 전국 만 2천여 양봉 농가 가운데 82%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기후 변화와 함께 소나무재선충병 항공방제, 또 꿀벌의 체액을 빨아 먹는 꿀벌 진드기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보상 대책도 없어 양봉 농가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박용환 영덕군 농업정책팀장▶
"양봉은 자연재해대책법과 농어업재해대책법 두 가지에 포함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포함이 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규모 꿀벌 집단 폐사와 관련해 한국양봉협회 회원 5천여 명은 2월 14일 정부 세종 청사를 찾아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수립을 촉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김형일입니다. (영상 취재 박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