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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니] ①사라진 70억 마리 꿀벌들···어디로 갔나?

경북 성주군 금수면의 한 양봉 농장. 2022년 1월 초 농장주 전용운(72) 씨는 월동 중인 꿀벌을 확인하려고 벌통을 열어봤습니다. 하지만 꿀벌들이 가득해야 할 벌통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놀란 전 씨는 황급히 다른 벌통들을 열어봤지만 800개 중 600여 개의 벌통에서 꿀벌이 모두 사라지고 없는 상태였습니다. 전 씨는 “40년 가까이 벌을 키웠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용운 농장주(한국양봉협회 성주군지부장)

“1월 25일 날 처음에 왔거든요? 벌통을 열어보니까 있어야 할 벌이 하나도 없고, 뭐 죽어 있는 것도 없고 그냥 (벌이) 없어진 벌통이 너무 많았다. 제가 여기 한 팔백 통 정도 있었는데 한 육백 통 정도 피해를 봤죠. (양봉을) 한 사십 년 했지만, 저도 황당하지 뭐. 이런 거 처음 느껴봤으니까”

올봄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은 전 씨의 양봉 농장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농촌진흥청과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2022년 전국 4,173개 농가, 39만 517개 벌통에서 꿀벌이 사라졌습니다. 벌통 1개당 1만 5천~2만 마리가 사니 60억~70억 마리가 없어진 것입니다. 양봉농가 피해 금액만 이미 1,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용운 농장주(한국양봉협회 성주군지부장)

“이 년 동안 꿀 못 떴지요. 저뿐만 아니고 전국적으로 양봉 농가 힘이 듭니다.”

벌통 수로 보면 전남(10만 5,894개), 전북(9만 개), 경북(7만 4,582개), 경남(4만 5,965개) 등의 순으로 피해가 컸습니다. 충남(3만 1,280개), 강원(1만 3,033개), 경기(4,250개) 등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경북의 경우 사육 중인 전체 벌통(15만 6,419개)의 절반가량인 7만 4,582개의 (47.7%) 벌통에서 벌이 사라졌다.

지난겨울 도대체 꿀벌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40여 년간 벌을 키워 온 한국양봉협회 성주군지부 전용운 지부장을 만나봤습니다.

<전용운 농장주 한국양봉협회 성주군지부장>

Q. 꿀벌 사라진 것 어떻게 알게 됐나?

처음에 내가 왔을 때 이제 1월 25일 날 (양봉농장) 처음에 왔거든요.

1월 25일 날 와서 벌통을 열어 보니까 벌통에 이 벌이 하나도 없고 뭐 전부다 빈 통이었다.

어쩌다가 중간마다 한 통씩 살아 있는 게 있고 벌이 안에 죽어 있으면 또 그것도 좀 괜찮은데 죽어 있는 것도 없고 그냥 없어진 벌통이 너무 많았다.

죽어 있으면 무슨 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죽어 있는 벌도 없이 없어져 버리니까 그게 뭐 너무 궁금한 거다. 나도 벌 키운 지 한 40년 됐지만도 뭐 저도 황당하지 뭐 이런 거 처음 느껴봤으니까.

Q. 피해는 어느 정도?

제가 여기 한 800통 정도 있었는데 한 600백 통 정도 피해를 봤지. 나는 지금은 한 100통 정도 있고, 내가 한 100통에 벌을 사서 넣었고···.

뭐 한 500통 정도는 벌이 없어졌을 것이다.

그 피해가 크지. 2년 동안 꿀 못 떴지, 벌 피해 이렇게 봤지, 그게 참 뭐 저뿐만 아니고 전국적으로 양봉 농가가 힘이 듭니다.

많이 답답하고 말고요. 말도 못 하지 뭐 답답한 거는, 그런다고 누구한테 가서 뭐 “내 벌이 죽었다“라고 사실 말도 못 합니다. 창피해서.

Q. 꿀벌이 사라진 원인은?

조사도 많이 해봤습니다. 해봤는데 조사해봤자 우리한테 묻는 것밖에 없죠.

사실 모르잖아, 아무도. 우리도 모르고 우리는 모르니까.

나도 이제 주위에 들으니까 이게 기후 관계니 뭐, 또 세균성이니 뭐, 또 작년에 장마가 져서 뭐, 이래서 벌이 좀 덜 컸다 하고 또 늦게 또 너무 더워서 뭐, 벌이 나와 가지고 또 일찍 못 들어와서 그래서 죽은 것도 있다고 하고 뭐···하여튼 여러 가지로 뭐, 뭐, 뭐, 답도 없이 추측만 하는 거지

Q. 설탕물 먹은 벌 면역력 감소?

지금 전부가 전국적으로 꿀이 안 났잖아요.

한 2년 동안 이 벌들도 이 자연 꿀을 먹어야 되는데 사실 그게 꿀이 없다면 설탕으로도 좀 우리가 또 키울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 (벌이) 자연 꿀이 없어서 못 먹어서 자기 몸에 영양을 보충을 못 해서 뭐 세균성 병이라든지 이런 게 많이 달려들었는가? 그런 것도 뭐 얘기하는 사람이 있고, 하여튼 추측이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아주 답이 아주 완벽히 나오지 않네요.

Q. 꿀 생산량 감소 원인은?

우리 아카시아꽃이 성장하는데 그때, 작년에는 서리가 왔었어요.

이 서리가 날씨가 추워지니까 꽃이 다 말라서 없어져서 그런 이유도 있고, 그런데 자연적으로 이 아카시아도 자꾸 노후화되는 거 같아 꿀이 안 나오는 것 같아요.

예전만큼 자연에서 아카시아가 충분히 크도록, 꿀이 나오도록 자연에서 맞춰주면 되는데 그걸 못 맞춰주는 거지. 그렇게 봐야 되지 뭐.

이제 기후가 자꾸 변하기 때문에 이게 다 자연적으로 이러니까 좀 힘들 것 같아요, 이제 벌(양봉) 하는 것도.

Q. 꿀벌이 동사한 원인은?

(꿀벌이) 12월까지는 괜찮은데 1월에 나가는 게 제일 문제지요.

뭐 12월에는 별로 안 춥잖아요?

그래도 뭐 우리나라 기후로 봐서는 1월이 제일 추울 땐데 1월에 나가면 햇빛이 아주 잘 드는 그런 양봉 농가에서는 햇빛을 온종일 보면 벌이 나가서 계속 나가는 거라고. 그게 만약에 이제 그렇게 되어버리면, 나갔던 벌이 다른 데 가서 앉아 버리면, 그러다 추우면 못 들어오는 거다. 따뜻해지면 들어오지만, 하여튼 자연은 못 이긴다. 자연에서 도와줘야 하지 자연에서 안 도와주면 안 됩니다.

Q. 양봉농가 피해 보상 방법은?

이 양봉은 작년에 가축으로 등록됐지만, 가축으로 보면 소나 돼지 이런 거 사실 피해가 나면 전부다 정부에서 보상도 해주고 보조사업도 해주는데, 양봉만은 없어, 양봉이. 양봉만은 보조사업도 없고, 이거 뭐 피해 보상도 없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양봉은. 참 우리 양봉 농가가 굉장히 참 어렵습니다. 한 2년 동안 꿀도 못 따고 이렇게 되니까.

그런데 사실 제가 군수님 찾아가서 “우리 원래 양봉 농가가 이렇게 피해를 많이 봤는데 피해 보상을 해줄 수 없습니까?” 해봐도, 지자체는 사실 돈이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 우리 지자체에 좀 도와줄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정부 차원에서 아무 답이 없어서 힘들다고 하는 겁니다. 군에서도 우리 피해 농가 좀 도와주려고 그래도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이거 뭐 정부 차원에서 도와주면 우리 양봉 농가가 힘을 좀 얻어서. 올해 우리 양봉 농가가 힘을 얻을 것 같습니다. 너무 기가 많이 죽어 있어요. 사실은 우리 양봉 농가가 기가 많이 죽어 있습니다.

Q. 참외농사도 피해가 크다는데?

성주 같은 데는 올해 사실 피해가 매우 큽니다. 벌을 못 구해서. 작년에 우리 13만 원까지 이렇게 했는데 올해는 15만 원 정도로도 구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뭐 참외 농가도 엄청 피해를 봤지요. 이제 그런 경우도 성주에 많습니다.

성주는 전부 친환경 농업 아닙니까? (성주) 참외가 벌로 수분을 하니까 농약을 안 쓰고 친환경인데 올해는 좀 성주도 피해가 클 겁니다. 우리 참외 농가도 올바른 수확이 안 나오겠지, 작년만큼. 그렇게 봐야 하지요.

Q 꿀벌의 실종은 경고 메시지?

자연적으로 참외농가뿐만 아니고 지금 사실 이거는 우리 인간 하고도 관계가 되는 거거든요? 이 양봉, 벌은 신경을 좀 써주셔야 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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