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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졌다"

◀앵커▶
꿀벌이 사라지면 머지않아 인류도 멸종할 것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꿀벌이 생태계에서 큰 역할을 한다는 얘긴데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던 수십억 마리의 꿀벌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양봉 농가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북에서만 15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져 농민들이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꿀벌 집단 실종 사태와 원인을 집중적으로 살펴봅니다.

먼저 서성원 기자의 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기자▶
경북 성주군 금수면의 양봉 농장. 

농장주인 전용운 씨는 지난 1월 하순, 꿀벌이 겨울을 잘 났는지 벌통을 열었다가 두 눈을 의심해야 했습니다.

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벌집을 짓는 나무인 '소비'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황급히 벌통 800개를 확인하니 600개가 이 모양이었습니다.

◀전용운 농장주한국양봉협회 성주군 지부장▶
"죽어 있으면 무슨 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죽어 있는 벌도 없이 없어져 버리니까 그게 뭐 너무 궁금한 겁니다. 벌 키운 지 한 40년 됐지만도 이런 건 처음…"

변덕스러운 날씨에 지난 2년간 양봉 농사가 흉작이었던 터라 충격은 더욱 큽니다. 

◀전용운 농장주한국양봉협회 성주군 지부장▶
"많이 답답하고 말고요. 말도 못 하지 뭐 답답한 거는, 그런다고 누구한테 가서 뭐 '내 벌이 죽었다'라고 사실 말도 못 합니다. 창피해서" 

피해는 전 씨만의 일이 아닙니다.

전국에서 양봉 농가가 가장 많은 경북은 7만여 개의 벌통이 피해를 봤습니다. 

전남, 전북, 다음으로 피해가 큽니다.

◀이정아 경상북도 축산정책과장▶
"30군(벌통의 개수) 이상 사육을 꿀벌 농가로 보고요. 50% 이상 피해를 본 농가가 965개에 75,700군입니다"

양봉협회는 2021년 가을부터 3월 초 사이 전국에서 41만 개의 벌통이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림잡아 80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진 셈입니다. 

변덕스러운 날씨로 꿀 생산량 급감에 시달려온 양봉 농가들은 망연자실일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꿀벌 집단 실종 사태는 2022년 과일 농사에 2차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치솟는 농자재 값에 고질적인 인력난으로 가뜩이나 힘든 농민들에게 시련이 겹쳤습니다.

MBC NEWS 서성원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CG 김현주)

서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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