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NEWSDESK대구MBC NEWSDESK, TODAY 리포트 대구MBC 생활 문화환경지역

꿀벌은 왜 사라졌을까? "근본 원인은 기후위기"

◀앵커▶
그러면, 늘 우리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꿀벌이 왜 사라진 것일까요?

여러 가지 원인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 중심에는 기후변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농업의 위기에서 더 나아가 인류의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꿀벌이 사라진 표면적인 원인은 병해충입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1~2월 전국 99개 양봉농가를 조사했더니 대부분의 피해 농가에서 진드기의 일종인 응애가 발견됐습니다.

약제에 내성이 생겨 더 많은 약제를 쓰다 보니 꿀벌 발육에도 악영향을 줬습니다.

◀최용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꿀벌육종환경연구실장▶
"9, 10월에 월동할 수 있는 어린 일벌이 많이 태어나야 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요인 때문에 많이 태어나지 못했고, 태어난 어린 일벌도 벌통에 남아있는 응애한테 가해를 받아서…" 

근본 원인은 이상기후입니다.

겨울에 뜬금없이 기온이 올라가자 착각한 벌들이 밖으로 나왔다가 죽었다는 겁니다.

◀최용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꿀벌육종환경연구실장▶
"월동에 들어가면 공처럼 뭉쳐 있어야 서너 달 살 수 있거든요. 근데 따뜻해 공 모양이 풀리게 되면 여왕벌이 산란을 하기 시작합니다. 일벌들은 밖에 나가서 꽃에 있는 화분이나 이런 걸 가져와야 돼요"

2~3월에는 따뜻하다가 오뉴월에 뜬금없는 저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꿀 생산량이 크게 준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꿀벌이 복합 영양분인 벌꿀을 제대로 먹지 못해 쇠약해진 상태에서 병해충과 싸워야 했다는 얘깁니다.

◀정철의 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교수(한국양봉학회 회장)▶
"꽃가루와 벌꿀이 충분히 제대로 공급이 되지 않으면 질병 저항성이 약해질 수가 있어요"

경상북도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농가 지원과 질병 저항성 우수 벌 보급 같은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정아 경상북도 축산정책과장▶
"일단, 꿀벌 군을 입식하는 비용을 저희가 드리고 가시응애가 여전히 많다고 보고 면역 강화제를 드리는 걸로 하고…"

문제는 꿀벌의 위기로만 그치지 않고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점입니다.

◀정철의 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교수(한국양봉학회 회장)▶
"벌꿀이 없어진다, 이렇게만 볼 수 있는 게 아니고, 이 화분(꽃가루) 매개를 통해서 식물이 생산해 내는 생태계 기능에 큰 영향을 줄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꿀벌 군집 붕괴'는 미국에서는 이미 2006년에 이슈가 됐고, 유럽에서는 생태계 파수꾼의 역할로 도시 양봉을 권장한 지 오래입니다.

◀정철의 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교수(한국양봉학회 회장)▶
"아주 자그마한 자투리 땅에도 꽃을 심는데, 이 꽃들이 결국은 화분 매개자들에게 먹이를 제공하고 공간을 제공하고 휴식처를 제공해 줌으로써 더 큰 생태계에서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은 꿀벌이 실종되는 환경을 방치한다면 농업의 위기, 나아가 인류도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MBC NEWS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CG 김현주)

한태연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