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2년 이맘때죠, 월동하던 꿀벌 수십억 마리가 사라져 양봉 농가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2023년도 지난해 못지않은 피해가 있을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수정용 꿀벌이 필요한 시설 농가까지로 피해가 확산하는 모양새입니다.
보도에 서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에 있는 한 양봉 농장입니다.
2022년 이맘때 30% 정도의 벌통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피해를 봤던 이 농장은 올해는 피해가 더 커졌습니다.
절반 이상의 벌통에서 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벌집을 짓는 나무 '소비'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나머지도 사정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현장음▶
"원래는 전체적으로 벌이 확 붙어서 있어야 하는데… (바글바글해야 합니까?) 네, 바글바글해야죠."
매년 300개의 벌통을 참외 농가에 수정용으로 빌려줬는데 2023년에는 이마저도 아예 못하게 생겼습니다.
◀박근훈 한국양봉협회 경북지회 경산지부장▶
"2022년에도 피해가 있었는데 2023년은 더 심각한 것 같습니다. 저뿐만 아니고 주위에 농가도요. 경산에서 6,000군 이상을 성주 참외밭에 수정용 벌로 납품했는데 올해는 2,000군도 안 될 것 같습니다."
불똥은 시설 농가까지 번졌습니다.
3월 참외 수확을 위해 2월 하순에는 화분 매개용 꿀벌을 사 와야 하는 이 농가는 걱정이 태산입니다.
2022년보다 두 배 가까이 가격이 오를 것이란 말이 벌써 나오고 있는데, 이마저도 필요한 벌을 모두 구할 수 있을지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배정무 성주군 성주읍 (참외 농사 경력 13년)▶
"차라리 사람을 써서 수정하는 게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아직 선택을 못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게 더 많이 할지 비싸더라도 벌을 사서 하는 게 더 많이 생산될지 아직 비교하지를 못했으니까 지금까지 이런 일이 없었으니까"
경북의 양봉 농가는 줄잡아 5천여 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경상북도는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는 만큼 정확한 피해 조사는 물론이고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입니다.
◀이정아 경상북도 축산정책과장▶
"저항성 벌 신품종 (육성)이라든지, 방제법 (개발)이라든지, 종봉 여왕벌 육성이라든지,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함께 구상하고 있습니다."
해를 거듭해 이어지고 있는 꿀벌 피해로 양봉 농가는 물론이고 시설 농가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MBC NEWS 서성원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