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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대구 민주의 봄] ④조명받지 못한 여학생 2·28 민주운동

◀앵커▶
2·28 민주운동, 63주년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2·28에 참여한 대구의 8개 학교 가운데 여학교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동안 남학생 활동 위주로 알려지면서 당시 여학생들의 역할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채 묻혀 있었는데요,

이번 취재를 통해 2.28 민주운동에서 여학생 위상을 재평가할 자료가 확인됐습니다. 

조재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22년 2·28 민주운동 기념사진전에서 특별한 사진 한 점이 공개됐습니다.

2·28 시위 때 경찰에 연행되는 여학생입니다.

여학생 참여 물증이 확인된 건 처음으로 2·28에 참여한 8개 학교 가운데 하나인 경북여고 학생으로 추정됩니다.

사진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니 바지 옆 흰색 선이 희미하게 드러납니다.

경북여고 70년사에서 확인한 당시 교복 규정의 동복 바지 옆선과 일치합니다.

◀김화자 경북여고 32회 졸업생(당시 2학년으로 시위 참여)▶
"교문이 잠겨서 밖에서는 들어가는데 안에서는 못 나오게 지키고 있는 거라. 누구 하나가 '가자!'고 했어요. 막을 수가 없어. 너무 힘이 세서 전부 몰려나오니까."

또 다른 사진 한 장.

1961년 2·28 1주년 때 일본 NHK 방송국과 인터뷰하는 여학생입니다.

경북여고 학생회장으로 2·28을 주도했다가 오랫동안 요주의 인물로 감시받던 신구자 선생입니다.

1980년 호주로 이민 간 신 선생을 어렵게 연락이 닿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신구자 경북여고 32회 졸업생(호주 거주)▶
"여자학교여서 굉장히 약했잖아요. 애들이. 그 당시는 그리 쉬운 게 아니었어요. 그건(3·15와 4·19혁명) 하나의 과정이라. 그리고 우리 여자애들이 파출소에 갇혔었잖아."

하지만, 건강 악화로 2·28에 대한 완전한 기억을 회복하지 못해 아쉬움을 주고 있습니다.

◀신용희 경북여고 신구자 동생▶
"요즘 약간 치매 증상이 오고부터는 거기(2·28)에 대한 기억이 너무나 진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요즘 와서 무척 많이 (얘기)해요."

당시 대구의 여고생들은 4·19 때도 거리 모금에 나선 사실이 확인됩니다.

민주운동에 큰 역할을 하고도 그동안 이렇다 할 주목은 받지 못한 겁니다.

경북여고 역사관에서조차 관련 기록을 전시하는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석귀화 경북여고 역사관 관장▶
"(선배들이) '여자가 어디 감히 그렇게 민주운동이니 이런데 정치적인데 관여한 그런 내용을, 부끄러운 그런 일을 했는데 여기다가 소개를 하느냐?' 이러시는 거예요."

1960년 여성을 억누르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여학생들은 불의에 분노하며 거리로 뛰쳐나와 역사의 한 획을 그었습니다.

2·28은 지금까지 남성 위주의 역사로 기록돼 왔습니다.

"2·28을 시작으로 4·19로 이어진 민주운동 역사에서 지역 여고생들이 적극 참여한 사실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민주운동에 있어서의 여학생 역할과 위상은 새로운 조명과 새로운 역사적 평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조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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