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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대구 민주의 봄] ①보수의 심장에 묻힌 2·28

◀앵커▶
1960년 당시 부패한 이승만 정권을 물러나게 한 시발점이 되었던 건 2월 28일 대구에서 일어난 우리나라의 첫 민주운동, 대구 2·28입니다.


올해로 63년이 됐는데요.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아 역사적 평가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대구MBC는 63주년을 맞은 2·28 역사를 추적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희귀 자료를 찾아냈는데요,

2월 17일은 먼저, 민주의 봄 2·28이 왜 대구에서조차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조재한 기자입니다. 

◀기자▶
1960년 자유당 이승만 정권의 무능과 부패는 극에 달했습니다.

3월 15일 정·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2월 28일 일요일 대구에서는 민주당 장면 후보 연설회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4년 전 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장면 후보가 82%의 득표율을 올린 대구는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야당 도시였습니다.

경북고와 대구고 등 8개 국·공립학교는 영화관람과 토끼사냥 등 어이없는 이유로 일요일 등교를 지시했습니다.

야당 유세 방해 음모를 간파한 학생들은 강력하게 반발하며 거리로 뛰쳐나갔고, 22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되는 등 고초를 겪어야 했습니다.

"1960년 대구의 2·28은 마산 3·15와 4·19혁명으로 이어지며 이승만 대통령 하야를 이끌어냈습니다. 독재 정권에 정면으로 대항한 시위였지만 제대로 된 사실 확인이나 평가는 여전히 미흡합니다. "

◀대구시민(30대)▶
<2월 28일 228 어떤 날인지 아십니까?>  
"아뇨. 잘 몰라요"
<전혀 몰라요? 대구분이신데?>  
"네, 배우긴 배운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대구시민(40대)▶
<학교에서나 228에 대해 배운 적은 있나요?>  
"학교에서 잘 안 배운 것 같은데요. 
 까먹었죠. 기억이···"

2·28 1년 뒤 경북 구미 출신 박정희 소장이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습니다.

군사정권은 5·16을 혁명으로 미화했고 반대로 이승만 독재정권을 끝낸 2.28 민주운동 의미는 축소시켰습니다.

◀권준화 4·19혁명 공로자회 사무총장(경북고 42회 졸업)▶
"혁명이 또 작년에 혁명하고 또 하느냐면서 4·19는 의거가 돼 버렸다고, 군사혁명 때문에 우리가 저평가 내지는 폄훼된 면이 없잖아 있다."

박정희 집권 18년이 끝난 뒤에도 대구·경북 출신 보수 정권이 잇따라 집권했습니다.

대구·경북은 점점 보수의 중심으로 굳어지며 2·28의 의미는 퇴색됐고 역사의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윤순갑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우리 고향 사람이 나라를 한번 잘해보려고 하는데 우리가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분위기가 정부가 잘못 한 데 대해서 엄하게 꾸짖고 저항해야 한다는 2·28 정신을 그냥 쓸려나간거다 생각하죠."

부정부패한 보수정권에 정면으로 맞선 민주운동으로 보기보다 일회성 돌발 사건으로 인식하려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채장수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28이 보수세력에게는 국부로 일컬어지는 이승만에 대한 저항이라는 거죠. 이것에 어색함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화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2·28에 관한 많은 중요한 사실은 지금도 보수화된 지역 정서에 묻혀 제대로 조명되지 못 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더 늦기 전 정확하고 세밀한 사실 확인과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가 이뤄져야 할 이유입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조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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