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내내 지속된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
2024년은 2월부터 시작된 의정 갈등이 연중 내내 이어졌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심각한 의료 공백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의료 공백이 시간만 지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을 거란 겁니다.
전공의가 떠나고, 의대생이 떠나면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운영은 반토막 났고 의과대 교육은 중단되다시피 했습니다.
의사 국가시험 응시자가 없다?
한 명의 의사가 나오려면 기본적으로 의대 6년 과정을 거칩니다.
그리고 의사 국가시험을 거쳐야 의사가 됩니다.
특정 분야 전문의가 되려면 인턴과 레지던트, 그러니까 전공의 과정도 거치고 전문의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2024년 의사 국가시험은 현재 실기시험을 끝내고 필기시험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필기시험 응시자가 전국 300여 명에 불과합니다.
2023년과 비교하면 10% 수준입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배현주 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6개월 이내에 졸업이 확실한 학생들 그리고 이미 졸업한 학생들이 (의사 국가시험) 대상입니다. 그런데 의과대학이 정상이 되지 않으면 수험생 기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저희가 원서를 받을 수 없습니다."
대부분 전공의가 의료 현장을 떠난 상황에서 2025년에는 새로운 전공의 배출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문의 배출도 없어?
전공의 과정을 끝내고 치르는 전문의 자격시험도 마찬가집니다.
2025년 초 시험이 예정돼 있는데, 전공의 대부분이 의료 현장을 떠난 상황이다 보니 응시할 수 있는 수료 예정 전공의는 550여 명에 불과합니다.
2024년 전문의 시험 응시자가 2,700여 명이었는데 일 년 사이 응시생이 20.7%로 줄어든 겁니다.
병원 적자는 '눈덩이'
병원 경영 위기가 심각하다는 소식이 지속적으로 나왔었는데, 국감 자료에서도 확인됐습니다.
2024년 국립대 병원 적자가 상반기에만 4,127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경북대병원은 612억 원, 서울대병원 1,627억 원에 이어 두 번째였습니다.
2024년 말까지 추산하면 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10월 17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양동헌 경북대병원장의 말입니다.
"의료사태가 빨리 마무리되고 정상화되는 걸 바라고 있습니다. (정상화)되지 않으면 2025년에는 1,500억 원까지 차입금이 올라가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의료 취약지는 더욱 심각···2025년은 어쩌나?
의료 취약지역의 의료 공백은 대도시에 비해 훨씬 심각합니다.
의료 취약지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는 보건지소의 공중보건의사 미배치율은 2023년 27.6%였는데, 2024년에는 45.6%로 급등했습니다.
큰 도시 큰 병원에 전공의가 빠지면서 공중보건의 차출이 많았었죠.
이렇게 의대 정원 확대로 촉발된 의료 공백이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면서 의료재난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국정감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