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캄보디아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려 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오 DGB 금융지주 회장 등
임직원 4명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지난 2년간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인 검찰은 항소를 검토하고 있는데요,
차기 금융지주 회장 인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입니다.
보도에 박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지법 형사 11부 이종길 부장판사는 캄보디아에서 상업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 현지 공무원들에게 거액을 건네려고 한 혐의로 기소된 DGB 금융 지주 김태오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함께 법정에 선 임직원 3명도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현지 브로커에게 지급한 350만 달러, 우리 돈 41억 원이 DGB 자회사의 상업은행 전환을 위한 비용은 맞다고 봤습니다.
부정한 이익을 얻기 위한 뇌물로 판단한 겁니다.
하지만 국제 뇌물 방지법에서 처벌 가능한 '국제 상거래'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상업은행 전환 인가와 관련한 주체인 DGB 자회사와 캄보디아 중앙은행이 외국 법인 간의 '국제' 관계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또한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이런 비용이 '준조세' 성격이 강한 점, 당사자들이 제삼자가 아닌 회사의 이익을 위해 자금을 취급한 점 등도 무죄 판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주우현 대구지방법원 공보판사▶
"이 돈은 현지 법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거나 개인적인 용도로 착복할 목적, 불법 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봐서···"
법정에서 나온 김태오 회장은 '심경'이나 '거취'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취재진▶
"무죄 나왔는데, 한 말씀해주시죠? 거취에 대해 얘기 좀 해주시죠?"
◀김태오 DGB 금융지주 회장▶
"···"
김 회장 측은 변호인 입장문을 통해 "재판부의 판결을 환영한다"면서도 "검찰의 기소로 관련자들에게 오랜 시간 많은 고통을 준 점은 매우 안타깝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이 개인의 명예 회복과 조직의 평판을 되살리는 데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판결이 DGB 금융 차기 회장 인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입니다.
김태오 회장은 연령 제한 규정을 바꾸지 않으면 3 연임 도전이 어렵습니다.
1심 무죄 판결로 한숨 돌리게 된 가운데 김 회장 거취에 지역 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