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긴 설 연휴 대목을 앞두고도 사람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지역 소상공인들 시름이 깊습니다.
내수 침체가 계속될 거란 전망에 지자체들이 구내식당 대신 외식을 권하고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도 늘리며 골목 상권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점심시간 식당가가 한산합니다.
가게 안에도 빈자리뿐인데, 12시를 좀 넘기자 갑자기 단체 손님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모두 근처 구청 직원들입니다.
구내식당이 문을 닫아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오세정 대구 서구청 직원▶
"밥값 부담이 조금 되긴 하지만 그래도 같이 (주변 식당) 사장님들하고 저희하고 상생한다고 생각하면 그 정도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대구 서구청은 코로나 유행 때부터 하던 구내식당 휴무일을 일주일에 한 차례에서 두 차례로 최근 늘렸습니다.
계속된 불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박재영 대구 서구 자영업자▶
"(연말에도 매출이) 많이 떨어졌었는데 1월 되자마자 진짜 완전히 바닥 치듯이··· 그래도 (구청 직원들이) 나와주셔서 활성화되니까 좀 나아요."
대구 동구청 직원들은 전통 시장에 장바구니를 들고 몰려 왔습니다.
지갑엔 현금과 지역 화폐가 두둑합니다.
이번엔 시장 살리기 장보기 행사입니다.
◀민혜경 대구 동구청 직원▶
"이렇게 조금씩 사서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고 또 상인 분들이 좋아해 주시니까 저희도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모처럼 줄지은 손님에 상인들 손길은 바빠지고 얼굴에선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하지만 명절 대목이 사라진 요즘 내일 장사가 또 걱정입니다.
◀정종환 대구 평화시장 상인▶
"올해 장사는 작년의 절반 수준도 채 안 됩니다"
◀기자▶
"지난해도 어려웠잖아요"
◀정종환 대구 평화시장 상인▶
"작년에도 어려워도 올해는 작년의 절반 수준이에요."
◀최지현 대구 평화시장 상인▶
"지금 너무 많이 힘들고 손님들이 밖으로 좀 나오면 좋은데 시장 쪽으로 많이 나오면 좋은데···"
실제로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소매판매액지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 떨어졌습니다.
몇 년에 한 번씩 사는 자동차나 가전에 자주 사는 옷과 음식까지 모든 품목에서 소비가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대구는 감소세가 더 심합니다.
2024년 3분기 대구의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5% 떨어졌고 8분기 연속 줄고 있습니다.
소비 한파가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하자 지자체도 팔을 걷고 나섰지만, 위축된 지역 서민 경제를 살리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