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문화방송은 2022년 7월 대구 주요 정수장 정수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된 사실을 여러 차례 보도해 녹조의 심각성을 알렸습니다.
그런데, 당시 4대강사업 지지 단체의 회원들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기자와 교수 등을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명백한 무혐의로 판단했습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문화방송은 2022년 7월 말 대구 주요 정수장 3곳의 정수에 대해 녹조의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있는지 관련 분야 권위자인 부경대학교 이승준 교수에게 검사를 맡겼습니다.
검사 결과 매곡과 문산, 고산정수장의 정수에서 녹조의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0.226~0.281 ppb 농도로 검출됐습니다.
미국 환경보호국의 아동 허용치 0.3ppb에 근접한 수치인데, 캘리포니아주의 허용 기준치 0.03ppb보다 7.5배에서 9.3배나 높습니다.
보도 이후 낙동강과 가까운 달성군 지역의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 녹색 물질이 낀다는 제보까지 잇따르면서 파장이 확산됐습니다.
해당 수돗물 필터의 유전자 검사에서도 남세균이 검출됐습니다.
◀이승준 부경대학교 교수(미생물학 전공)▶
"마이크로시스틴을 그러니까 남세균 독성 물질을 만들 수 있는 남세균이었습니다. 즉 가정집 필터에 있는 세균은 유해 남세균이었고요. 유전자 검사법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런데, 환경부와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는 이 교수의 검사법이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자체 검사를 해 마이크로시스틴과 남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대구문화방송은 경북대학교 NGS센터에 최첨단 유전자 검사법인 마이크로바이옴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 역시 마이크로시스티스 즉 남세균이 검출됐습니다.
◀신재호 교수 경북대학교 NGS센터▶
"이 방법은 남세균이 있는지 없는지 뿐 아니라 그것이 몇 마리가 어떤 종류가 있는지 전체 세균 중에서 얼마나 있는지 그런 거를 다 알려주는 방법이죠. 있습니다. 나왔습니다. 한 2% 정도가 남세균인 걸로…"
대구문화방송의 잇단 보도에 4대강국민연합 회원 20여 명은 이승준, 신재호 교수와 대구문화방송 기자 2명,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 등 5명을 고발했습니다.
이들은 "대구MBC 방송, 기사를 통해 낙동강에서 취수한 수돗물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내용의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대구시 등 일반수도사업자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석 달간의 검토 끝에 혐의없음이 명백하므로 피의자에 대한 고발을 각하한다고 밝혔습니다.
◀조광현 사무처장 대구경실련▶
"(경찰이) 각하를 한 거는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을 하고요. 이런 거를 가지고 소송을 제기한다는 자체가 더 큰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의 감시와 비판은 언론과 시민사회의 본연의 역할입니다.
이번 사건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에 제동을 걸었고 단지 자신들의 의견에 반대된다는 이유로 고소 고발을 남발하는 행태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CG 김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