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문화방송은 최근 달성군 현풍읍 아파트 단지의 한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 녹조 현상을 일으키는 남세균으로 보이는 연두색 물질이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 물질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남세균으로 최종 확인됐습니다.
걱정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는데요.
대구 수돗물 안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취재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심병철 기자, 유전자 검사 이렇게 했는지부터 정리해볼까요?
◀기자▶
취재진은 지난 10월 4일, 수돗물 필터에 연두색 물질이 나온 대구시 달성군 현풍읍의 가정집을 다시 방문해 필터를 수거해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연두색 물질이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남세균인지 아닌지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서인데요.
부경대학교 이승준 교수 연구팀의 유전자 검사 결과 필터의 녹색 물질은 남세균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승준 교수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승준 부경대학교 교수▶
"마이크로시스틴을, 그러니까 남세균 독성 물질을 만들 수 있는 남세균이었습니다. 즉 가정집 필터에 있는 세균은 유해 남세균이었고요. 유전자 검사법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대구시는 기자회견을 열고 녹조 현상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하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기자회견 때문에 대구시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필터의 연두색 물질이 무엇인지 함께 조사하자는 대구문화방송의 제안을 거부하고 해당 가정집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해당 가정집이 있는 아파트 단지의 세 가구를 임의로 선택해 수돗물에 대한 마이크로시스틴 측정 검사만 하고 이상이 없다면서 수돗물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가정집의 필터에 낀 물질이 녹조를 일으키는 남세균인지 확인하는 것과 마이크로시스틴 양을 측정하는 것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근거도 없이 해당 가정집의 필터 등에 문제가 있어서 연두색 물질이 나왔다는 식으로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때문에 대다수 언론사가 대구시의 발표 내용을 전했고, 결국 시민들에게 혼란만 준 셈이 됐습니다.
◀앵커▶
현풍읍 가정집의 수돗물에서 녹조 현상이 확인됐다면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 구지면 아파트 단지의 가정집 사례도 녹조 현상일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며칠 전 대구문화방송이 보도한 달성군 구지면의 수돗물 녹조 의심 사례도 현풍읍 가정집 수돗물 녹조와 비교할 때 눈으로 보기에 매우 비슷합니다.
현풍 지역 맘카페에만 올라온 녹조 의심 현상은 이 밖에 여섯 건이 더 있습니다.
달성군 이외 지역의 수돗물에도 녹조 현상이 없다고 자신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승준 교수는 녹조 현상의 원인을 찾는 역학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승준 교수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승준 부경대학교 교수▶
"물이 없이는 살 수 없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우선 무슨 그런 필터 공정 과정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기는 힘들고요. 어디서 왔는지를 따지면 이제 수도관을 결국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
대구문화방송은 남세균이 어디에서 가정집으로 들어온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경북대학교 연구진에 의뢰해 미생물 분석을 맡겼습니다.
다음 주에 미생물 분석 결과가 나오면 유해 남세균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가정집으로 들어왔는지 과학적으로 추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