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9월 23일은 단독보도로 시작하겠습니다.
대구문화방송은 지난 7월 대구의 주요 정수장들의 정수에서 녹조의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가정집 수돗물에서 녹조로 보이는 연두색 물질이 나왔습니다.
수돗물에서 녹조로 보이는 물질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서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시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만큼 철저한 실태 조사가 시급해 보입니다.
심병철 기자가 단독취재했습니다.
◀기자▶
2017년 준공된 대구 달성군 현풍읍의 한 아파트 단지 가정집입니다.
지난 7월 중순부터 녹조로 보이는 연두색 물질이 수돗물 여과 필터에 끼기 시작했습니다.
◀조 모 씨(아파트 주민)▶
"필터가 전체적으로 연두색으로 끝까지 다 확연하게 보였어요."
"녹조 현상이 극심했던 지난 7월과 8월에는 수돗물 여과 필터에는 지금보다 훨씬 연두색이 짙었습니다."
◀조 모 씨(아파트 주민)▶
"(이전에는) 더 심했는데 전체 다 연두색이었는데 지금 간 지도 1주일 (됐어요)"
조 씨가 맘카페에 관련 글을 게시하자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댓글이 달려 비단 이 집만의 현상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지난 4월 지하 수조를 청소하는 등 관리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연 2회 의무적으로 소독하고 청소하고 있고 그리고 수질 검사 법적으로 1년에 한 번 하게 되어 있고 이번에 수질 검사에서 아무 문제 없었어요."
전문가들도 녹조 발생의 특성상 아파트 자체 문제일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승준 부경대학교 교수▶
"녹조는 햇빛이 반드시 필요하고 또 영양분이 있어야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고려한다면 아파트 관리나 관을 통해서 녹조가 생기기는 굉장히 어렵다. "
이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매곡정수사업소 측은 믿기 힘들다는 반응입니다.
◀대구 매곡정수장 고위 관계자▶
"우리는 하여튼 깨끗하게 정수해 가지고 보냈고 염소 소독까지 하고 오존 소독까지 했는데 그게 거기서 녹조가 나왔다고 하는 거는 이해할 수가 없고…"
대구문화방송은 지난 7월 21일 이 아파트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매곡정수장의 정수를 검사한 결과 0.281ppb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습니다.
미국 연방 환경보호국의 아동 허용치 0.3ppb에 근접한 수치이고 캘리포니아주 환경 건강위험 평가국의 허용치인 0.03ppb보다 9.3배나 높았습니다.
정수장의 정수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집에서도 녹조로 보이는 물질이 확인된 만큼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와 체계적인 관리기준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