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경북 행정 통합은 정부 중재안을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받아들이면서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됐었는데요, 그런데 공론화가 부족하고, 행정 통합 기대 효과가 과장됐다는 등 곳곳에서 잡음과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홍준표 시장은 경상북도의 적극적인 대응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보도에 박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경북 행정 통합에 대한 대구와 경북의 시각차는 큰 편입니다.
대구에서는 산하기관, 관변단체 등이 잇따라 통합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주민설명회도 큰 잡음 없이 끝났습니다.
반면, 경북은 북부권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거셉니다.
경북 지역의 일부 주민 설명회에서는 '주민 없는 행정 통합'이라는 비난 속에 파행됐고, 안동시와 예천군은 행정 통합을 반대하는 공동 성명도 발표했습니다.
◀권기창 안동시장▶
"경북도 대구만큼 성장이 됐을 때 그때 가서 통합을 해도 늦지 않지 않느냐, 지금부터라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시도민들이 공감할 때 (행정 통합을) 해야 한다"
대구 정책연구원이 내놓은 행정 통합 기대효과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습니다.
통합 이후 20년 뒤, 인구가 491만 명에서 1,205만 명으로, 연평균 성장률이 1.41%에서 9.0%로 급증한다는 예측에 '허황하고 과장됐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겁니다.
◀김대현 대구시의원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 (11월 19일, 대구시의회 행정사무 감사)▶
"어떻게 다른 지역도 고려 안 하고 이렇게 통계를 내서···"
"수도급의 특별시가 됐을 경우, only 여기(대구·경북)만 됐을 경우에 한정하는 겁니다."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그런 통계가?"
일방적인 통합, 형식적인 여론 수렴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습니다.
◀이창용 대구경북우리손으로 공동준비위원장▶
"시도민들은 그냥 들러리 세워놓고 그냥 시도가 열심히 하고, 이런 방식으로 해서는 그게 아무리 옳다 하더라도 앞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데 아마 제약이 있고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홍준표 시장은 경북 일부 지역에서 소지역주의가 팽배해 있다며 경북도가 통합 추진에 속도를 내달라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11월 18일 기자간담회)▶
"TK 행정 통합 문제는 대구시는 순조롭게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상북도가 좀 더 분발해 줬으면 좋겠다"
주민 투표 요구는 통합을 방해하는 책동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면서 경북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시의회 동의안을 12월에 상정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더 험난한 과정이 기다립니다.
대구시의회가 행정 통합안을 의결하더라도 경북도의회가 북부권 등의 부정적인 기류를 잠재우고 통합안에 동의할지는 미지수.
통합 추진의 최종 관문인 특별법 제정도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국회 동의를 받기 위해 협조가 절실한 더불어민주당이 TK 행정 통합을 연일 문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중재안 제시로 무산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대구·경북 행정 통합.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속단하긴 어렵지만,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