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 제출하고 병원에 나오지 않은 지 일주일이 됐습니다.
상급종합병원마다 진료를 줄이면서 응급실 뺑뺑이, 수술 지연 등 의료 공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와 의약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사태 장기화가 우려됩니다.
김철우 기자입니다.
◀기자▶
2월 20일 밤 11시 13분, 경산시 서상동 교차로에서 오토바이가 50대 남자를 치었습니다.
환자를 태운 119구급대는 대구의 모든 상급종합병원에 연락했지만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2시간 25분 동안 길에서 헤매다 4번째 찾아간 병원에 환자를 내려줄 수 있었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한 지 일주일이 됐습니다.
병원에 복귀한 일부 전공의도 정상 업무를 하지 않아 의료 현장의 피로도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A 상급종합병원 관계자▶
"(병원의) 교수님들은 일체 거기(전공의 이탈 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안 하고 계시고 제자들 문제니까 (진료 업무가) 피곤하니 어쩌니 이런 말 하기도 좀 그러신 것 같아요."
정부가 2월 29일까지 돌아오라며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전공의들도 물러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B 상급종합병원 관계자▶
"(정부나 의료계나) 서로 굽히는 것이 없으니까 아예 대화 자체도 못 하고 있잖습니까, 장기화하지 않겠습니까?"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19구급대 재이송, 즉 '응급실 뺑뺑이'는 2022년과 2023년 2년 동안 전국에서 9,400여 건 발생했습니다.
수도권 지역을 제외하면 대구의 '응급실 뺑뺑이'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가뜩이나 열악한 응급 의료 현실 속에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은 기약 없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철우입니다. (영상편집 윤종희, CG 이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