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와 전공의 강 대 강 대치가 4주째 접어든 가운데 의대생 집단 휴학에 이어 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의대 교수 천4백여 명이 사직서를 내기로 했고, 대구에서도 동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열악한 지방 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가 지역의 공중보건의를 차출해 수도권 병원에 배치하면서 지역 의료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김철우 기자입니다.
◀기자▶
계명대 의과대학 교수들은 긴급회의를 열어 사실상 집단행동을 결의하고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무리한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한 데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와 휴학하겠다는 의대생들에게 피해가 발생한다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인 전공의와 학생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정부가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 확충을 위한 정부 대책이 오히려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A 의대 교수▶
"수련(전공의 과정) 안 받고 밖에 나가(개업해) 다른 일(돈 잘 버는 진료)하는 의사들은 욕도 안 먹는데, 전공의들은 국민 생명을 위해서 수련을 받겠다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사람들을 매도해 버리니까···"
의대 정원 확대가 교육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의대 현실을 무시한 것이고, 지역 의대 정원만 늘려놓으면 실컷 교육해서 수도권에 보내는 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B 의대 교수▶
"지역에서 다 수련도 못 시키는데, 대학병원을 그만큼 지을 수 있나요? 안 되잖아요. 그러면 그 사람들 다 어디 가겠어요? 수도권으로 수련받으러 가잖아요. 수도권에는 6천 병상 병원들 인가해 놓고 기다리고 있잖아요."
정부는 전공의 집단 이탈이 장기화하자 지역의 공중보건의를 대거 차출하고 있습니다.
의료 환경이 전국에서 가장 열악하다는 경북에서도 23명이 서울권 대형 병원에 배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지역 의료를 살리자는 정책을 하면서 오히려 지역 의료를 더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경북 의사회 관계자▶
"지금 (경북) 지역에서 차출되는 사람(공중보건의)들이 전부 서울의 빅 파이브나 대학병원으로 배정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역의료 살리자면서 지역주민들은, 공중보건의한테 진료받던 (지역 주민들) 진료는 어떻게 하나?"
의대 교수들의 사퇴 움직임에 이어 대구시와 경상북도의사회도 이번 사태 이후 처음으로 3월 13일 대구 동성로에서 대시민 설명회를 여는 등 거리로 나설 계획입니다.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가 의료계 전체로 확장하면서 의료 시스템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걱정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MBC NEWS 김철우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 그래픽 이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