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3월 갑자기 달성군 가창면을 수성구로 편입하겠다고 공언한 뒤 논란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최근 열린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의 찬반 갈등이 가열되면서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대구시는 편입에 따른 유불리를 면밀하게 따져보지도 않고, 지난 6월 2일 대구시의회에 경계 변경 조정에 대한 동의안을 제출했는데요.
이제 공은 의회로 넘어갔습니다.
보도에 권윤수 기자입니다.
◀기자▶
"달성군 가창면을 수성구로 편입하겠다"며 홍준표 시장이 쏘아 올린 공은 주민 갈등을 부추겼습니다.
5월 30일 주민설명회는 파행됐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는 것만 확인했습니다.
◀이덕환 편입 찬성 주민(5월 30일)▶
"생활권역은 당연히 수성구고요. 행정 편의도 불편합니다. 그래서 무조건 수성구로 편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현서 편입 반대 주민(5월 30일)▶
"수성구에 있는 혐오시설들을 이리로 가져오겠다는 것밖에 더 돼요? 이 골치 아픈 임야 85%고, 그린벨트 78%인 이 땅을 왜 수성구에서 받습니까?"
달성군수와 달성군의회, 가창면을 대표하는 대구시의원은 편입에 반대합니다.
가창면의 면적은 달성군의 26%로 4분의 1이나 되기 때문입니다.
◀하중환 대구시의원(화원읍·가창면)▶
"주민의 대표가 군수, 군의원, 시의원 이런 분이 주민의 대표 아닙니까? 이 선출직 주민의 대표들이 전원 반대하고 있거든요."
대구시는 가창면이 수성구에 편입되면 농촌 지역에 주던 혜택은 어떻게 되는지 개발제한구역 해제 가능성은 있는지 등을 깊이 따져보지는 않았습니다.
홍 시장 발언 뒤 고작 3개월 만에 편입 결정을 시의회로 떠넘겼습니다.
대구시의회는 대구시에 관련 의안을 제출하지 말라고 요청했지만, 대구시는 6월 2일 경계 변경 조정에 대한 동의안을 시의회에 냈습니다.
앞서 주민설명회가 무산된 탓에 시의회가 부랴부랴 주민 의견을 듣느라 바빠졌습니다.
15일은 대학교수와 시민단체 관계자, 대구 정책연구원 박사 등 전문가 의견을 듣습니다.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의 안건 심사는 23일로 시간이 촉박하기만 합니다.
◀임인환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이제 23일에 우리 상임위원회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일단 의결을 할 것입니다. 아직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의결을 마치면은 본회의에 상정될는지 안 될는지···"
상임위 심사에서 의원 6명이 부결하면 편입 추진은 중단됩니다.
본회의로 넘긴다면 32명의 시의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참석해 그중 3분의 2가 찬성하면 통과됩니다.
이후 대구시가 행정안전부에 관할구역 경계 변경 조정 신청을 하면 관련 절차가 진행됩니다.
그런데 상황이 신청사 건립 예산 편성이 무산됐을 때와 너무나 닮았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달서구에 건립 예정인 신청사를 지을 돈이 없다며 땅의 절반을 팔겠다고 계획을 바꾸고는 시의회로 승인해달라고 넘겼습니다.
의회가 승인하지 않자, 신청사 건립 무산은 시의원들 탓이라며 책임을 미뤘습니다.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 문제도 찬성 또는 반대 입장의 주민들 시선은 의회로 쏠렸습니다.
'안 되면 말고' 식의 즉흥적인 대구시의 정책 결정에 비난의 화살은 또다시 대구시의회를 향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 C.G.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