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NEWSDESK대구MBC NEWSDESK, TODAY 리포트 대구MBC 사회사회 일반지역대구MBC 뉴스데스크 사회대구MBC 뉴스투데이 사회

[대구MBC 특별기획] KAL 858기 실종사건, 국가는 없었다 ② 문재인 정부의 의지 부족이 진상 규명 기회 놓쳐

◀앵커▶

대구MBC 특별기획 'KAL 858기 실종사건, 국가는 없었다' 두 번째 시간입니다.

대구MBC 특별취재단은 2020년 1월 미얀마 안다만 해저에서 KAL 858기 추정 동체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4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KAL 858기가 맞는지 확인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겼을까?

문재인 정부가 사건의 진실을 알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을 두려워하며 시간을 허비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심병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신성국 신부▶
"그 사고 해역에 이 115명이 지금도 그 바닷속에 수장된 채 아직 고국으로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기자▶
대구문화방송은 2019년 6월 특별취재단을 꾸리고 미얀마 현지 취재에 나섰습니다.

6개월여 만인 2020년 1월 4일, 미얀마 안다만의 50미터 해저에서 KAL 858기로 추정되는 비행기 동체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남은 건 추가 수색을 통해 꼬리 날개에 있는 KAL 858기의 등록번호를 확인하는 것뿐이었습니다.

30여 년 동안 눈물로 호소했던 유족들의 염원이 이루어지기 직전이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1월 23일 MBC의 첫 보도 이후 넉 달 동안 문재인 정부는 유족들의 간절한 수색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추가 수색에 찬반이 엇갈리며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안민석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이것은 남북 관계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에도 아주 충격적인 그러한 일이고 역사가 새로 쓰여야 될 충격적인 일이기 때문에 청와대에서도 굉장히 심각하게 난상토론이 있었던 걸로 제가 확인을 했어요."

결국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인권 차원의 문제로 접근하라고 정리하고서야 2020년 5월 정부 차원의 수색이 결정됐습니다.

◀안민석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청와대에서 MBC 취재가 상당한 신뢰성이 있고 따라서 이거를 정부가 MBC 취재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청와대에서 최종 결론을 외교부가 확인하도록(지시를 했다.) "

그런데도 외교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 차원의 수색을 위한 노력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시가 급한 유족들은 먼저 대구MBC 특별취재단을 다시 보내 추정 동체가 KAL 858기인지만 확인하자고 청와대에 요청했습니다.

청와대는 제대로 된 수색과 안전을 위해서는 많은 예산을 들여서라도 정부 차원의 수색이 필요하다면서 이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이종인 대구MBC 특별취재단 수색단장▶
"보통 쓰는 다이빙 보트로 들어가면 그 자체가 안전한 거고 그런데 무슨 뭐 십억 짜리 탐사선으로 해서 들어가야 안전하다는 논리로 끌고나온 게, 딴지를 건 게 정부 측이었고, 그걸 누가 그랬냐, 그랬더니 위에서 시켜서 그렇지, 자기들은 모른다고 그때 분명히 외교부 미팅 때도 그랬고."

그러면서도 정작 외교부는 2020년 8월까지 석 달 동안 미얀마 정부와 협상 중이라고만 밝힐 뿐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수색단을 보내기로 결정하는 데 4개월을 보낸 문재인 정부는 다시 석 달을 허비한 셈입니다.

◀안민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깜짝 놀란 게 청와대의 그런 지시라고 그러죠. KAL 858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를 확인하라는 지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교부가 그해 여름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았어요."

안민석 의원이 그해 9월 국정감사에서 외교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고 유족들의 불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외교부는 그제야 움직이기 시작해 미얀마 정부와 본격적인 협상을 벌였습니다.

마침내 2020년 10월, 그해 안에 수색하기로 일정까지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외교부는 20여억 원의 수색 예산을 잡지 않아 결국 그해 수색은 착수조차 못했습니다.

많은 예산을 들여서라도 정부 차원의 수색이 필요하다며 유족들에게 했던 말이 무색해졌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KAL 858기 동체 수색에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김호순 KAL 858기 유족회장▶
"왜 이렇게 시간만 낭비하고 골든타임을 놓쳤는지 너무 야속하고 속상하다는 내용"

외교부는 이듬해인 2022년 1월 예산을 확보하고 2월 수색단을 미얀마에 보내기로 확정했습니다.

대구MBC가 KAL 858기 추정 동체를 촬영한 지 1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수색은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KAL 858기 실종 32년 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가 문재인 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허무하게 날아가 버리며 유해만이라도 찾기를 바랐던 유족들의 간절한 바람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그래픽 김현주)

심병철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