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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KAL858기 추정 동체' 수색 예산 전액 삭감···유족 "절망"


◀앵커▶
35년 전인 1987년 11월 29일, 115명의 탑승자를 태운 대한항공 858편이 미얀마 안다만 상공에서 사라졌습니다.

실종 32년 만인 2020년 1월, 대구MBC 특별수색단이 미얀마 안다만 해저에서 KAL 858 추정 동체를 찾아 유족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정부는 KAL858기 수색 작업을 사실상 중단했고 유족들의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요.

이 자리에 취재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심병철 기자, 어떻게 된 사연이죠?

◀기자▶
외교부는 2022년 9월 말 KAL858기 유족들과 만나 KAL858기 추정 동체 수색을 위한 지금까지 진행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주무 부서인 외교부는 2022년 안에 미얀마 안다만해역에서 발견된 KAL858기 추정 동체에 대한 수색을 할 계획이었지만 미얀마 군사정권이 협조하지 않아 무산되었다고 밝혔습니다.

KAL858기 실종사건 발생 이후 지금까지 유해만이라도 찾아달라고 정부에 호소해 왔던 유족들의 마음은 희망에서 좌절로 바뀌었는데요.

KAL858기 실종 탑승 희생자 유족회 김호순 회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호순 KAL858기 실종 탑승 희생자 유족회 회장▶
"외교적으로 노력을 해서 하루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그런 길을 만들어줬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정부가 바뀌면서 2023년 예산안에서 수색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된 사실이 확인됐다고요?

◀기자▶
당초 정부의 수색은 2021년 3~4월로 계획되었고 관련 예산은 23억 2,000여만 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색 예정일을 한 달 앞둔 2월에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 정권이 교체되면서 추정 동체 수색이 무산되었습니다.

정부는 상황이 호전되면 언제든지 미얀마 정부와 협의를 다시 할 수 있도록 2022년에도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외교부는 수색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습니다.

2023년의 미얀마의 국내 사정이 2022년과 다르지 않거나,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는 2023년 8월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고, 총선 결과에 따라 협의가 재개되면 수색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사실상 KAL858기 추정 동체 수색을 포기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황희 국회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예산 전액 삭감은 유가족들의 염원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미얀마 내 상황 변화에 따라 조사인력을 파견할 수 있도록 예산을 마련하고 미얀마 정부와 보다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


◀앵커▶
KAL858기 실종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35주기 추모제가 29일 열렸죠.

유족들의 마음이 참담했을 것 같은데요.

직접 현장을 다녀왔죠?

◀기자▶
29일 열린 35주기 추모제는 희망이 절망으로 바뀐 유족들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줬는데요.

2021년에도 추모제는 정부 수색이 진척이 없어서 희망이 실망으로 바뀐 자리였지만 2022년은 추정 동체 수색조차도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암울한 분위기였습니다.

30여 명의 유족 등이 참석한 추모제에는 추모식이 진행되는 동안 곳곳에서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저마다 국화를 들고 영정에 헌화할 때는 유족들 모두 북받치는 울음을 참지 못했는데요.

유해만이라도 찾아달라는 자신들의 간절한 염원을 저버리고 국가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 유족들은 원망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유족들은 호소문을 통해 "외교부는 미얀마 군부와의 협의를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기획재정부는 수색이 가능해지는 즉시 예비비로 수색 비용이 책정되도록 사전에 모든 준비를 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KAL858기 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 3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단 한 명의 희생자 유해도 찾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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