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동구청이 구청 소유의 청소 차량 정비를 일정 기간 특정 업체에 몰아주기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해당 업체는 대구 동구 의원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곳으로, 의원에 당선된 이후에는 거래가 끊겼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많습니다.
보도에 권윤수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동구청이 소유한 청소차는 음식물쓰레기 수거차, 노면 청소차 등 33대입니다.
쓰레기를 싣는 특수차인 데다가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고장 나기가 일쑤여서 해마다 3억 원가량의 정비 금액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동구청이 일정 기간 특정 업체에 정비를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2017년, 2018년 약 400만 원씩 정비를 맡겼던 A 업체에 2019년에는 5,300만 원을 지출하더니 2020년에는 1억 3,500만 원, 2021년 9,600만 원으로 정비 금액이 급증했습니다.
2020년 전체 정비 금액 3억 4,500만 원 가운데 39.1%인 1억 3,500만 원을 A 업체에만 썼고, 2021년에도 전체의 26.7%를 이 업체에 줬습니다.
2021년까지 5년 동안 2억 9,000여만 원의 청소차 정비를 한 업체가 했습니다.
◀김서희 대구 동구의원(개혁신당)▶
"제가 살펴보다 보니까 '아 이건 좀 심하다.' 그리고 제가 구의원이 돼서 이렇게 된 걸 보고는 그냥 묵과하고 가기에는 좀 제 마음이 좀 불편했습니다."
업체에 맡긴 정비 내역도 의문투성이입니다.
그동안 청소차엔 거의 하지 않았던 '엔진흡기크리닝'이라는 정비를 이 업체에 2년 동안 집중적으로 맡겼습니다.
다른 구청에서는 청소차 정비에 맡기지 않는 항목입니다.
◀대구시 '가 '구청▶
"저희는 엔진흡기크리닝은 정비한 적 없는 것 같아요."
◀대구시 '나' 구청▶
"2024년 이제 1년 반째 업무하고 있는데 그건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정비업체는 국민의힘 비례 공천을 받은 김은옥 대구 동구의원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곳으로 드러났습니다.
대구 동구에 있는 해당 정비업체를 찾았습니다.
수입차 경정비를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청소차가 드나들었다는 것이 믿기 힘들 정도로 협소해 보입니다.
업체 대표는 "건물 뒤 공간에서 청소차를 정비했으며, 자신이 청소차 차고지로 출장 정비를 자주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A 정비업체 대표▶
"대부분 다 현장 가서···. 왜냐하면 여기도 또 협소하잖아요. 그렇지 또 이거 그걸 하면 또 매연 이런 게 많이 나오거든요. 거기는 아마 가보시면 리프트부터 해서 다 돼 있거든요."
김은옥 대구 동구의원은 자신이 구의원에 당선된 2022년 6월부터는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라 배우자의 업체가 동구청 차량 정비에서 손을 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배우자가 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자신이 일절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대구 동구청은 특정 업체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당시 담당자가 판단해 작업이 가능한 업체를 선정한 것으로 몰아주기는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MBC 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