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화 운동인 2·28 민주운동의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독재 정권의 불의에 항거해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시위하는 모습 등 기록물 6점입니다.
대구에서는 6년 전인 2017년 국채보상운동이 먼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었는데요.
대구의 시민정신으로 삼고 있는 2·28과 국채보상운동이 동시에 세계의 정신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습니다.
보도에 변예주 기자입니다.
◀기자▶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스크럼을 짜고 거리 행진에 나섰습니다.
1960년 2·28 민주운동 당시, 경북고 학생들이 '학원에 자유'를 달라는 구호를 외치며 당시 경북도청으로 달려갔습니다.
이승만 자유당 정권의 독재를 참다못한 대구지역 고등학생들이 경북도청 광장에 집결해 시위에 나선 장면에는 비장함이 서려 있습니다.
대구 수성천변에서 민주당 장면 부통령 후보가 군중 앞에서 유세를 펼치는 장면도 4·19 혁명의 횃불을 들어 올리게 한 대구 2·28의 역사적 순간들입니다.
이 사진들을 포함한 2·28 관련 6점의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 시각으로 어제 열린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4·19혁명 기록물과 함께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최종 승인됐습니다.
2017년 국채보상운동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6년 만에 대구를 대표하는 역사적 사건들이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겁니다.
◀박영석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회장▶
"두 역사적 사건 기록물이 이번에 나란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가 되는 쾌거를 이룬 것이 큰 의미라고 생각됩니다. 한층 더 시민들의 자긍심과 또 자부심이 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2·28 민주운동은 1960년 2월 28일 일요일인데도 당시 집권 연장을 노린 자유당 독재정권이 대구에서 열리는 야당 후보의 유세에 학생들의 참가를 차단하기 위해 강제로 등교를 지시함에 따라 대구 시내 8개 고교 학생이 조직적으로 항거하며 시위를 벌인 사건입니다.
마산 3·15 의거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화 운동입니다.
독재 정권의 서슬 퍼런 위협과 협박에 굴하지 않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았던 대구의 시대 정신은 이제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인들과 함께 공유하게 됐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