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대구역 광장과 대구 대표 도서관 앞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건립하기 위한 대구시 조례안이 4월 26일 대구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시의회가 또다시 대구시장의 거수기 역할을 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보도에 권윤수 기자입니다.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안해 추진하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 사업에 관한 조례안'이 26일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원안이 아닌 수정안이 가결됐습니다.
시의원들은 찬반 여론이 팽팽한 사업을 두고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점을 따갑게 지적했습니다.
◀김대현 대구시의원▶
"장소, 규모, 추진 일정까지 다 정해놓고, 흔히 하는 공청회나 여론조사 한 번 거치지 않고 이렇게 의회에 떠넘기다시피.."
◀류종우 대구시의원▶
"(조례안이) 너무 부실해요. 너무 부실하고 그리고 공론화 거친다는 그런 항목도 하나도 없습니다."
의원들은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조례 제정으로 의회를 무시했다"고 지적했지만 동상 건립에는 모두 찬성했습니다.
수정안의 핵심은 '박정희 대통령 기념 사업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사업 전반을 심의하도록 하는 내용이 새로 생긴 것입니다.
각계 전문가 15명 이내로 구성된 위원회가 심의 과정에 필요한 경우 여론수렴, 공청회 등을 거치도록 했습니다.
◀임인환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언론과 시민단체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또 시민들로부터 충분히 공감받는 기념 사업이 되도록 해주시기를 강력히 요청합니다."
동상 건립을 반대하며 시의회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인 시민사회단체들은 의회가 대구시의 거수기 역할을 했다며 반발했습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기념 사업을 하도록 동상을 세울 수 있도록 다 해줬습니다. 다만 하는 과정에서 이런 정도로 해라. 이거는 오늘날 대구시의회가 얼마나 홍준표 시장의 눈치를 보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례안의 입법 예고 기간 800여 개 개인과 단체로부터의 의견이 접수됐는데, 대부분 반대 의견이 많았습니다.
14억 5천만 원을 들여 대구 대표 장소 2곳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건립하기 위한 조례안은 5월 2일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시행됩니다.
MBC 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영상편집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