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상북도는 전국 최대의 대추 재배 면적을 자랑하는데요.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2024년 작황은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추 재배 농민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해를 거듭할수록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서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에서 대추 재배 면적이 가장 넓은 경산의 한 들녘입니다.
강한 햇살 아래 대추가 하루가 다르게 굵어져 가고 있습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9월 말부터 10월 초 사이인 수확 시기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승준 000 농원 대표▶
"올해는 조금 일찍 시작될 것 같아요, 한 일주일 정도 제 생각에는. 수확 시기가 작년에 대비해서 좀 빨라질 것 같습니다."
태풍만 없다면 작황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잎이 빗자루 모양처럼 변하는 이른바 빗자루병이 돌면서 2023년에도 병에 걸린 나무를 여럿 베어냈는데 2024년에도 숙질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승준 000 농원 대표▶
"이웃 농가에서는 빗자루병이 한 50% 정도 이상 발생해서 폐농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하는 농가들이 좀 생겨나고 있습니다."
대추 농사를 24년이나 지었다는 경산의 또 다른 농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유례를 찾기 힘든 긴 장마와 무더위 등 이상기후의 여파로 나무에 주사를 놔서는 빗자루병의 확산 속도를 따라잡기조차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최덕현 대표 000 농원 대표▶
"장시간 동안 (땅이) 젖어 있음으로써 뿌리가 호흡을 못 하고 나무 수세가 약해짐으로써 발병되는 속도가 과거에는 한 가지가 발병됐는데 지금은 나무 전체로 이렇게 올라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약을 넣어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예측조차 힘든 이상기후에 갈수록 힘들어지는 방제 작업, 고질적인 일손 부족까지 겹치면서 대추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도 늘고 있습니다.
2021년 2천 ha를 넘던 경북의 대추 재배 면적은 2023년 1천600ha까지 줄었고, 현장에서 느끼는 감소세는 더욱 가파릅니다.
◀최덕현 대표 000 농원 대표▶
"자연재해와 고령화, 작업하시는 분 인력 부족 현상, 빗자루병 같은 병 이런 것들이 지금 대추 산업 발전 특히 재배 쪽에는 큰 애로사항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지만, 대추는 임산물로 분류돼 다른 과일에 비해 체계적이고 일원화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답답하다고 농민들은 입을 모읍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고조되는 위기감 속에 대추 재배 농민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MBC NEWS 서성원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