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하천 점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기공식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대시민 사기극이라고 규탄하면서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대구시,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 추진···"5,400억 원 들여 '디아크' 주변 관광자원 연계 등 금호강 주변 개발"
대구시는 금호강 주변을 개발해 시민이 이용하도록 한다면서 5,400억 원을 들여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일, 선도 사업인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의 기공식을 열었습니다.
2026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한 이 사업은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디아크' 주변의 관광자원들을 연계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길이 42m, 폭 5m의 관광용 다리를 건설하는 것 등이 이 사업의 주요 내용입니다.
2일 열린 기공식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의 첫 출발이 바로 디아크 지역의 관광 명소화하는 그런 사업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금호강 하천 점용 허가 없이 사업 시작한 대구시···낙동강유역환경청, 대구시에 재보완 요청 공문 발송
하지만 대구시는 이 사업에 필요한 금호강의 하천 점용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7월 16일 대구시에 하천 점용 허가에 대한 재보완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현재 수립 중인 낙동강 기본계획의 계획홍수위와 여유고를 반영한 결과 교대의 교좌장치(교량 받침) 설치고가 여유고 2m보다 약 40cm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대구시가 추진 중인 관광 다리 건설은 금호강에서 이뤄지지만, 낙동강의 계획홍수위 등을 고려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교대는 다리의 양 끝에 설치되어 다리의 상부구조를 떠받치는 구조물인데 이것의 교좌장치(교량받임)의 설치고가 계획홍수위보다 2m 높게 설치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입니다.
취재 기자는 홍수와 같은 피해를 일단 최소화하기 위해서 대구시에 이렇게 보완 조치를 한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그렇죠. 나중에 잠기면 안 되니까 이게 상판이 교좌장치도 물에 잠기면 안 되거든요."라고 대답했습니다.
대구시 도시건설본부, 대구시 담당 부서에 하천 점용 허가 받도록 독촉···대구시 "사업은 시작했지만 아직 공사는 하지 않았다"
대구시가 보완해야 할 것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접속도로와 교량하부 법면호안시설, 가설휀스, 공사차량 진출입 상세도도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우기 기간 가설휀스 철거 계획서와 가축도에 사용할 토사 반입 계획서도 내지 않았습니다.
교량과의 접속도로는 5년 기한 점용으로 신청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영구 기한으로 신청했습니다.
이처럼 대구시가 하천 점용 허가를 받지 못하자 대구시 도시건설본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와 후속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구시 도시건설본부는 최근 대구시 담당 부서에 공문을 보내 하천 점용 허가를 조속히 받아줄 것을 독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구시는 사업은 시작했지만, 아직 공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합니다.
대구시 관계자는 "하천 공사의 특성상 지금 우수기이고 또 태풍이 또 한두 개 올 거고 해서 어차피 지금은 하천 공사를 하기에는 안 맞는 시기거든요. 그래서 그 전에 절차를 전부 다 이루어서 착공에 차질 없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시민사회단체 "허가도 받지 않고 시작한 '대시민 사기극'···'금호강 르네상스' 사업, 아예 포기해야"
시민사회단체들은 대구시의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은 하천 점용 허가도 받지 않고 시작한 '대시민 사기극'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대구 지역 환경단체 등이 연대한 ‘금호강난개발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7월 2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하천 생태계 보전을 위해서는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을 아예 포기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대구 시민에게 사기까지 치면서 사업을 강행하는 저의가 도대체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아무리 홍준표 시장이 무소불위의 제왕적 시장이라지만 시장 눈치만 보고 이렇게 엉터리로 사업을 진행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밝혔습니다.
하천 생태계를 심각하게 파괴한다는 우려 속에서 시작한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이 절차상의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사업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