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5,400억 원을 들여 금호강 주변을 개발한다는 건데요, 7월 2일에는 이 사업의 선도 사업인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의 기공식을 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대구시는 아직 이 사업에 필요한 낙동강의 하천 점용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시 도시건설본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한 법적 절차 역시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시민사회단체들은 대구시의 '대시민 사기극'으로 규정하고,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을 포기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7월 2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 위원장
대구시가 금호강 르네상스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하천공사의 기본 중의 기본인 하천 점용 허가를 아직 받지 않았는데, 지난 7월 2일 금호강 르네상스 선도 사업 중 하나인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 기공식이라는 쇼를 벌여 대구시민을 우롱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무리 급해도 사업 허가도 완결시켜 놓지 않고 언론 플레이부터 벌이는 것은 도대체 누구에게 배운 못된 짓인가? 이것은 언론과 대구시민의 우롱을 넘어 시민과 언론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과 진배없는 것으로 대구시민에게 즉시 사과해야 할 사안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리 급해서 이 사업에 대한 대구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우려와 토론 제안마저 무시하고 대구시민에게 사기까지 치면서 사업을 강행하는 저의가 도대체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아무리 홍준표 시장이 무소불위의 제왕적 시장이라지만 시장 눈치만 보고 이렇게 엉터리로 사업을 진행해도 되는 것인가.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도, 달성군에서도, 심지어 대구시 건설과에서도 이 사업 주무 부서인 금호강 개발과에 하천 점용 허가를 빨리 받을 것을 종용하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7월 16일 확인했다.
어떻게 시민단체도 아니고 오죽했으면 같은 행정 부서에서 관련 허가를 이행할 것을 거듭 요청하고 있는 것인가. 대구시가 금호강 르네상스 개발 사업 관련 일을 얼마나 엉터리로 하고 있는지를 이들 공문이 잘 설명해 준다.
정유진 팔거천지킴이 대표
이런 실력의 담당 부서와 대구시에 어떻게 대구의 대표적인 하천이자 대구의 관문격인 금호강 개발을 맡길 수가 있겠는가. 실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이유다.
그러니 홍준표 대구시장은 우선 엉터리 사기 쇼를 진행한 당사자로서 대구시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또한 일 처리를 저렇게 엉터리로 하는 부서에 금호강이라는 대구를 대표하는 자연유산을 맡길 수 없으니 담당자 문책을 넘어 사기 쇼나 벌이는 금호강 개발과를 지금 즉시 해체할 것을 공식 요구한다.
그리고 금호강을 개발의 대상으로 보는 참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전근대적인 개발주의 관점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이 진정으로 공존하는 철학이 바탕이 되는 금호강 복원 사업부터 시급히 벌일 것을 요청한다.
산업화의 아픔을 극복하고 이제 막 되살아나고 있는 대구의 대표적 자연유산인 금호강을 두 번 죽이게 내버려둘 수 없고, 810억 원이나 되는 예산을 아무런 실력도 철학도 없는 개발 부서에 맡길 수는 더욱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대구시는 국민 혈세 그만 탕진하고 지금이라도 이 엉터리 개발 사업에서 손을 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금호강은 토건족의 먹잇감이 아니라 대구를 대표하는 자연유산이자 우리 후손들의 중요한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금호강 르네상스 개발 삽질을 즉각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