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5,400억 원을 들여 금호강 주변을 개발한다는 건데요, 7월 2일에는 이 사업의 선도 사업인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의 기공식을 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대구시는 아직 이 사업에 필요한 낙동강의 하천 점용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시 도시건설본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한 법적 절차 역시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시민사회단체들은 대구시의 '대시민 사기극'으로 규정하고,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을 포기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7월 2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박용성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공동대표
바쁜 목회의 일상 중에서 힘들고 지칠 때면 금호강에 갑니다.
그 금호강에서 해방과 자유함을 조용히 누립니다.
따뜻한 햇볕, 기름진 땅, 흘러가는 구름, 싱싱한 나무들, 불어오는 바람, 흐르는 강물,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생겨난 것은 없습니다.
그곳에 어울려 살아가는 물고기와 수달과 고라니와 원앙과 고니와 기러기, 부엉이,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모두가 어울려 우리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초록별 지구의 한 가족들입니다.
하나하나마다 하느님의 아름다운 창조 세계의 숨결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이 모든 것들을 만드시면서 하나를 만들고 좋았다고, 다시 하나를 만들고 좋았다고 하시면서 마지막에 인간을 만들어 함께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가라고 축복했습니다.
금호강을 개발하려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하늘과 땅을 잇는 온전하고 올바른 존재로 하느님은 우리 인간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면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았고, 동식물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되면서 진정한 풍요로움을 얻었고, 이웃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배우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하느님 창조의 아름다움을 깨뜨리는 데만 너무나 힘을 쏟고 있습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창조 세계인 자연을 단지 정복하고 개발해야 하는 것으로만 여겼고, 보기에 너무나 좋았다고 하신 동식물들을 단지 죽이고 먹는 것으로만 여겼습니다.
예언자들이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고백했던 우리 인간의 죄란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가 끊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21세기 죄로부터의 인간의 진정한 해방은 바로 하느님 창조 세계와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일 것입니다.
금호강 르네상스라고 말하면서 자연을 깨뜨리고 동식물을 죽이려는 것이 인간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예언자의 경고를 전합니다.
르네상스는 문학과 예술과 문화를 부흥시켜서 하늘의 뜻을 어겼던 인간의 삶을 다시 풍요롭게 만들자고 했던 운동입니다.
지구가 힘겨운 호흡을 하면서 숨넘어갈 듯 위기에 처한 지금 이 시각, 진정한 르네상스는 아름다운 자연과 풍요로운 동식물과 어울려 살아가는 인간의 궁극의 행복이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6년 동안 살면서 들었었던 이야기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대구에 오니까 참 덥습니다. 그래도 대구에 있는 분들은 견딜 만하다고 이야기들 합니다.
여기 모인 분들은 다 아시는 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구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칭찬받는 지도자라고 들었습니다.
대프리카라고 할 정도로 더운 대구를 위해, 그 더위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거리 거리마다 나무를 심었던 시장이 있었는데 그때는 욕을 참 많이 먹었답니다, 쓸데없는 일을 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대구를 위해 좋은 일을 했었던 존경받는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누구나 할 것 없이 칭찬합니다.
그래서 지금 대구의 위정자들에게 정치 지도자들에게 큰 정치를 하기를 바라며 당부합니다.
아파트를 짓고 길을 깔고 강을 얻는 대신 도심 곳곳에 안전하게 걷고 누일 수 있는 태곳적 숲을 시민들에게 되돌려주기를 바랍니다.
맨발로 편하게 들어가 마음껏 물장구를 치며 뛰어놀 수 있는 낙동강과 금호강을 아이들과 가족들, 그리고 후손들에게 되돌려주기를 바랍니다.
단지 수십 년밖에 살지 못하는 인간의 유한함을 알기에 우리는 수억 년 동안 이어져 온 지구의 무한한 생명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단지 몇 년 동안 밖에 위임받지 못한 위정자들의 정치 지도자들의 유한함을 깨달아서 정치 지도자는 수억 년 동안 이어져 온 대구의 아름다운 자연과 동식물, 특별히 금호강의 무한한 생명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대구 사람들로부터 오랫동안 칭찬받는 진정한 지도자를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