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의 핵 오염수를 바다에 내보내기 시작한 이튿날.
아침부터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마이크를 들고 섰습니다.
'핵 오염수 방류는 생태 학살이자 지구적 범죄'라고 적힌 손팻말도 세워졌습니다.
핵 오염수 방류에 동의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며 48시간 동안 철야 농성을 시작한 겁니다.
지역의 8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였습니다.
김민조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정말 살아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서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에 요구해야 합니다. 우리 바다를 지키기 위해서는 해양 오염수 방류 철회를 요구해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철회해야 합니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 생존권을 위해 오염수 방류를 반대해야 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묵살하고 있다"며 "윤 정권도 핵 오염수 해양 투기의 공범"이라고 날 선 비판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지역의 정치권은 입을 닫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세계인들의 건강권 문제"라며 일본 핵 오염수 방류에 단호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던 홍준표 대구시장.
아직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대구시의회에서는 논의조차 없습니다.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시 조례 제정한다고 해서 이게 먹히겠습니까? 그건 나라에서 할 문제지 시의회에서 할 문제가 아닙니다. 그 문제(핵 오염수 방류) 가지고 대화하는 시의원들은 없습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성명서를 내긴 했지만,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확대하겠다"며 도민들에게 그저 "동해바다 수산물을 안심하고 수산물을 소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경북도의회 역시 주기적인 안전성 검사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을 뿐입니다.
지역의 정치인들이 정권의 눈치 보기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 "아무 문제가 없고 오염수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더더욱, 행정적 그리고 법적으로서 적극적인 행보를 해서 시민들의 불안을 좀 낮춰주는 것이 정치인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8월 26일, 대구 도심에서는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한 윤 정부의 책임을 묻는 촛불 집회가 열립니다.
핵 오염수 방류를 걱정하고 반대하는 시민 수백 명이 참여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