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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2년 연속 ACL 16강 성공 대구FC···8강 그 이상 노린다

시민구단 대구FC의 AFC챔피언스리그 무대를 향한 도전이 2022시즌도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9년 DGB대구은행파크 시대를 열며 첫 진출에 성공했던 당시에는 예선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했지만, 2020시즌 한해를 쉬어간 뒤 2021년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16강 진출이라는 팀의 새 역사를 썼는데요. 2022년에는 처음 조별 예선 조 1위를 차지하며 2년 연속 16강 진출이란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그 과정을 돌이켜보며 다가올 16강도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쉽지 않았던 첫 ACL 플레이오프

지난 시즌 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차지한 대구FC, 하지만 2021년 마지막 경기였던 FA 컵 결승 2차전을 잡았다면 아마 펼쳐지지 않았을 플레이오프(그 경기를 잡았다면 전남을 대신해 본선에 직행했겠죠), 공교롭게도 상대는 태국의 명문구단 부리람유나이티드.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알렉산드레 가마 감독의 친정팀 대결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한 수 아래로 방심했던 걸까요? 대구FC는 쉽게 상대를 공략하지 못했고, 부리람의 공세는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67분 팀 공격의 주축 에드가가 부상으로 빠져야 했습니다(이 부상으로 결국 에드가는 팀을 떠납니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0의 균형은 경기를 연장으로 이끌었고, 연장도 계속 득점 없는 공방이 이어지더니 결국 종료 직전, 대구가 먼저 상대 조나단 블링기에게 선취골을 내줍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날 것만 같았던 상황, 하지만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세징야의 '극장골'로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이어졌고 결국 본선행 티켓은 대구의 차지가 됩니다. 많은 팬이 대구FC에 극장 경기 중 하나로 꼽는 결과는 이날의 플레오프는 대구를 ACL 조별리그로 이끌었습니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던 조별 예선

아마 부리람은 본인들이 플레이오프 승자일 것이라고 예상했었나 봅니다. 대구FC가 속한 F조의 조별 예선은 태국의 부리람 스타디움과 부리람 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졌습니다. K리그의 대구와 함께 일본 J리그 소속 일왕배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한 우라와레즈, 싱가포르 리그 우승팀 라이언시티, 중국 슈퍼리그 정상을 차지한 산둥 타이산이 모두 태국에 모였죠(하지만, 산둥은 2군과 유소년 선수들로 구성해 사실상 조별 예선 통과는 불가능한 상태로 참가했습니다).

대구FC의 1차전 상대는 산둥, 7대0의 대승으로 조별 예선을 기분 좋게 출발합니다. 플레이오프 부상으로 팀을 떠난 에드가를 대신해 합류한 제카의 해트트릭은 여러 팀의 고민을 날려주는 듯했고, 손쉽게 16강 진출이 가능하겠다는 기대도 안겨줬습니다. 다득점 승리로 조 1위에 올라서면서 생각보다 손쉽게 조별 예선이 이어질 거란 전망도 나왔는데요.

2차전에서 대구는 이번 조별 예선 최대 시련과 마주합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라이언시티는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김신욱과 싱가포르로 귀화한 송의영, 많은 투자의 결과물인 디에고 로페즈가 있었지만 한 수 아래로 평가했는데요.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상대의 역습에 대처하지 못하며 선취골을 내주더니, 경기 내내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동점 골엔 실패하고 오히려 추가 실점, 급기야 경기 막판 홍철의 퇴장까지 더해진 0대 3 패배로 아주 단단히 체면을 구겨야 했습니다. 이 결과는 싱가포르 역사상 ACL 출전팀의 첫 승리라는 점에서 아주 뼈아프게 남았죠.

분위기 반전은 J리그 우라와레즈 맞대결

16강은 기본으로 여겼던 대구에게 예선 탈락의 위기감을 더한 2차전 이후 대구는 다급했습니다. 거기에 3차전 상대는 조 1위 경쟁팀인 우라와레즈였죠. ACL 무대에서 5번 만났던 J리그 팀에게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징크스까지 더해 대구의 위기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그 여파일까요? 대구는 지난 2번의 경기와는 완전히 다른 라인업으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점유율을 내줬지만 경기 운영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풀어간 대구. 공은 덜 잡아도 슈팅은 더 많이 하는 위협적인 모습으로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갑니다. 그리고 후반 초반, 케이타의 크로스가 제카의 헤더로 연결됐고 선제골이 터집니다. 상대의 공격은 더해졌지만, 오승훈의 선방까지 이어지며 결국 경기는 1대 0, 대구의 승리. 조 1위 탈환과 함께 J리그 팀과의 ACL 대결에서 6번 만에 승리를 거둔 결과로 돌아옵니다.

팀 간 2번씩 맞붙는 ACL 조별 예선에서 이어지는 상대도 역시 우라와였죠. 말 그대로 조 1위를 놓고 맞붙은 두 팀은 대결은 우라와의 끝없이 이어지는 공격과 대구의 지옥 같은 수비로 이어집니다. 경기 내내 이렇다 할 공격조차 보여주지 못했던 대구, 하지만 끝내 0대 0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대구는 자력 16강 진출이 가능한 고지에 섰고, 이번 대회에서는 J리그 팀에게 단 한 번도 지지 않은 성적표를 우선 확보했습니다.


16강 결정전, 다시 만난 라이언시티

산둥과의 조별 예선 5차전은 어찌 보면 작은 관문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상대 산둥은 거의 10백에 가까운 경기 운영을 보였는데요. 전반 초반 제카의 중거리 슛이 상대 골망을 흔들며 대구에게 유리한 흐름이 쉽게 찾아왔습니다. 홍정운의 추가 골로 승기를 잡은 대구. 후반엔 주전급들을 교체하며 여유를 부렸고, 이근호와 오후성의 골까지 더해지며 4대 0의 대승으로 조 1위를 여전히 유지한 가운데 최종전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조 1위로 최종 6차전에 임한 대구FC, 하지만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3위까지도 추락이 가능한 상황에서 최종전 상대가 이번 조별 예선에서 유일하게 이기지 못한 상대 라이언시티라는 점은 부담이었습니다. 당초 중요한 경기인만큼 에이스 세징야의 복귀도 기대됐지만, 끝내 부상으로 명단에 빠지며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는데요. 2차전처럼 상대 송의영에게 선취골을 내주며 악몽은 살아나는 듯했습니다. 팀이 무너지는 것 아닐까 하는 위기 속에서 경기를 구한 건 팀의 고참 이근호였는데요. 홍철의 크로스를 이근호가 몸을 골망에 던지며 득점으로 연결해 1대 1 균형을 이룹니다. 그리고 경기장에는 극한 폭우로 앞이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고, 사상 초유의 우천 중단이 펼쳐집니다.

빗줄기의 강도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비는 내리는 상황 속에 약 1시간 정도 지난 뒤에 다시 시작된 경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물웅덩이를 지날 때마다 공은 멈췄고 패스는 예측이 불가능한 속도로 멈춰버렸죠. 하지만, 16강을 향한 대구의 열망은 경기 종료 10여 분을 남긴 시점에 페널티킥을 얻는 결과로 돌아왔고, 조별 예선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 중인 제카의 깔끔한 슈팅으로 대구는 역전에 성공합니다. 이후, 효율적인 경기 운영과 함께 2대 1로 경기를 마무리한 대구. 결국 2년 연속 16강은 그 시작인 플레이오프부터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까지 모두 극적인 승부 끝에 마무리됐습니다.


다가오는 16강, 전북현대

대구의 16강 상대는 승점 12점을 기록하며 H조 2위를 차지한 전북현대입니다. 같은 조에 속한 J리그 요코하마에 조 1위를 내줬지만, 동아시아 소속 5개 조 2위 중 3개 팀에게만 허락된 2위 자리를 가장 빨리 확정 지었던 전북인데요. F조 1위 팀과 H조 2위 팀이 16강 매치업으로 일찌감치 잡혀있던 만큼 두 팀은 8월 중순 중립지역 경기로 펼쳐지는 단판 승부로 8강 진출 팀을 결정짓게 됩니다.

이번 조별 예선에는 대구와 전북 외에도 울산과 전남이 같이 나섰는데요. 리그 선두 울산과 2021년 FA 컵 우승팀 전남, 두 팀은 모두 동남아시아 팀들에게 고전하는 등 쉽지 않은 조별 예선 끝에 일찌감치 아시아 정상을 향한 도전을 마무리했습니다. 거기에 16강에서 K리그 팀들끼리 내전(?)을 펼쳐야 하는 대진표의 운명 탓에 8강에는 우리나라 소속 클럽은 한 팀만 출전이 가능해졌습니다.

과연 두 팀 가운데 어느 팀이 한 계단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요? K리그와는 다른 ACL 무대입니다만 대구는 전북과의 통산 전적에서 9승 11무 29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 시즌 첫 리그 맞대결에서는 선취골을 내준 뒤 고재현의 시즌 팀의 첫 득점과 함께 1대 1 무승부를 거뒀던 기억이 있습니다.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대결인데다, 팀의 여러 사정이 달라져 있을 여름밤의 토너먼트는 예측이 어렵겠지만··· 두 팀이 자존심을 걸고 펼칠 ACL 16강전은 말 그대로 외나무다리 승부란 점에서 흥미진진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대구는 2022년 ACL 무대에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요? 그 시작부터 파란만장했던 도전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다시 시작되는 K리그 무대를 통해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가 그 다가올 내일에 대한 예측에 작은 근거가 될 전망입니다.

(사진 제공: 한국축구연맹, 대구FC)

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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