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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전세사기 속출, 대구시는 피해자 지원 손 놓아

◀앵커▶
최근 대구문화방송이 대구 북구의 전세 사기 의혹을 집중보도했습니다만, 전국적으로 전세 사기가 속출하다 보니 중앙 정부는 물론 지자체도 피해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는 전세 보증 사고 피해액이 비수도권에서 두 번째로 많은데요.

그런데도 별다른 대책 없이 '나 몰라라'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북구 집단 전세 사기 의혹 사건의 피해자들이 대구시청 앞에 모였습니다.

17가구 세입자들이 전세금 15억 5천만 원을 떼일 상황에 놓였지만 구제받을 길은 막막합니다.

◀정태운 피해자 대표▶
"이 돈이 작은 돈일지 모르지만, 저희에게는 정말 큰 전 재산입니다. 단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쫓겨난다면 저희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우리가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

건물주가 부동산 담보 신탁의 허점을 악용해 신탁회사 동의 없이 임대차 계약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정태운 피해자 대표▶
"도대체 신탁(회사)은 뭐 하는 곳입니까? 지금 와서 자신들과 관계없는 임대차 계약이라고 하면 끝인가요? 애초에 신탁회사에서 신탁원부를 제대로 법원에 등록했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대구에서 이런 전세 세입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 동구에서는 40대 임대인이 다세대주택 세입자 17명에게서 받은 전세보증금 16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지난 4월에는 대구판 '빌라왕'이 다세대주택 6채, 77가구의 전세보증금 54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모두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집을 산 뒤 전세 사기 행각을 벌인 것입니다.

정의당 대구시당이 지난 1일부터 전세 사기 깡통전세 피해 상담 창구를 열어 사례를 접수한 결과 북구 국우동과 달성군 가창면 등에서 20여 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습니다.

형사 사건까지 가지 않은 전세 보증 사고도 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 '임대차 사이렌'에 따르면 대구의 전세 보증 사고는 올 1분기 34건에 피해액은 94억 8천 200만 원에 이릅니다. 

비수도권 가운데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지만, 대구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지난달 전세 피해지원센터를 열고 법률 상담과 행정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울산은 더 적극적입니다.

피해자 지원 TF를 구성하고 임시 거처 27채를 마련해 피해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입니다.

보증금 없이 시세의 30% 임대료에 2년까지 살 수 있도록 한 겁니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162만 원의 생계비도 긴급 지원합니다.

◀한민정 위원장 정의당 대구시당▶
"대구시는 현재 피해자들을 위한 조사나 피해자들을 위한 구제 대책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 전혀 하고 있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다."

취재진은 대구시 고위 관계자에게 이런 비판에 대해 대구시의 입장과 향후 대책이 무엇인지 물었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의 취재 거부 지시에 따라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예상할 수 없고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을 당한 시민들을 돕는 것이 지방자치단체의 기본적인 책무입니다. 하지만 대구시는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하지 않은 채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CG 김현주)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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