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북구 집단 전세 사기 속보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는 반성이나 피해구제는 고사하고 피해자를 조롱하는 태도까지 보이며 공분을 샀습니다.
경찰이 사기 혐의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전세 사기를 일벌백계하는 다른 법원의 판단과는 상반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피해자들은 더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심병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대구 북구 집단 전세 사기 피해 17가구는 전세보증금 15억 5천만 원을 모두 날릴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건물주인 김 모 씨가 부동산신탁회사의 동의 없이 불법 임대차 계약을 했기 때문입니다.
전세 사기를 당한 억울한 사연이 대구MBC 보도로 알려졌지만 김 씨는 반성은커녕 피해자 구제 노력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피해자에게 자신을 고소하라는 등 조롱하듯 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건물주 김 씨(피의자)▶
"근데 방송이 왜 약하게 나왔지? 심병철 기자에게 돈을 안 줬나?
◀피해자 대표▶
"돈을 왜 줍니까?"
◀건물주 김 씨(피의자)▶
"그런데 왜 약하게 나왔어. 지금 사기로 해서 (고소해서) 계속 얘기해야 하지."
대구 북부경찰서가 즉각 수사에 나섰고 6월 7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대구지방법원은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기본적인 증거 수집이 되어 있는 점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전세 사기를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피의자에 대해 구속 영장을 발부하는 최근의 전국적 흐름과도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소유권을 넘긴 뒤 신탁회사의 동의 없이 전세를 놓은 이번 같은 사례는 무자본 갭 투자 방식의 전세 사기보다 악질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사실상 집 주인이 아니면서 피해자들을 속이고 불법 임대차 계약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다른 법원의 판단과도 상반되고. 그다음에 시민들의 법과 법원에 대한 기대도 저버리는 그런 측면도 있고. 상식적인 측면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거고…"
피해자들은 예상치 못한 구속영장 기각에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6월 12일부터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피의자 구속을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들어갔습니다.
◀대구 북구 집단 전세 사기 피해자▶
"저희는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거든요. 하지만 저희한테 이렇게 사기를 친 임대인은 자유롭게 생활을 하고 있으니까 그게 정말 답답한 현실입니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영상편집 김종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