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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멍 뚫린' 법원 등기국···고통받는 전세 피해자들

◀앵커▶
대구 북구의 집단 전세 사기 의혹 속보 전해드립니다.

부동산 신탁회사가 법원에 신탁원부를 등기하면서 대출 규모를 누락한 사실이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법원 역시 이런 사실을 확인하지 않는 등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구멍 뚫린 신탁원부 등기도 이번 사태가 발생하는 데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심병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전세 세입자들은 계약 당시 등기부 등본을 확인했지만, 건물주의 대출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정태운 전세 피해자 대표▶
"저희가 처음 들어올 때는 등기부등본이 너무나도 깨끗했고 저당 압류 이런 것들이 전혀 없었습니다."

부동산 담보신탁의 경우 원래 소유주는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넘기는 대신 수익권 증서를 교부받아 이를 근거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습니다.

북구 전세 사기 의혹의 건물주는 이런 방식으로 24억 원이 넘는 돈을 대구 모 신협으로부터 대출받았습니다.

하지만 전세 세입자들은 이런 내용을 알 길이 없었습니다.

신탁회사가 법원에 등기한 신탁원부에는 신협으로부터 받은 대출 규모가 누락됐기 때문입니다.

신탁회사는 전세 사기 의혹이 불거진 지난 12일, 법원에 신탁원부를 6년 만에 수정 등기했습니다.

신협의 수익권 증서 금액은 38억 원 정도로, 최대 약 30억 원까지 대출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법무사 측 관계자(부동산신탁회사 등기 업무 담당)▶
"꼭 들어가야 할 사항들이 빠지게 되면 그러면 등기관이 저희한테 다시 올려달라고 이렇게 보정 요청을 하는데 이게 등기법상 반드시 기재가 돼야 하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법무사 측 해명과 달리 법률 전문가들은 신탁원부와 똑같은 내용이 법원에 등기되어야 한다고 반박합니다.

◀김태근 변호사 주택세입자 법률지원센터 운영위원장▶
"의무 사항이 아니라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게 우선수익권 내용은 누락되고 공시가 된 거죠. 실제로 우선수익권 내용이 누락된 것이 어떤 법률적 효력이 있느냐? 그게 쟁점이지…"

대구지방법원등기국은 신탁원부에 적힌 페이지 숫자와 실제 페이지 수가 다른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등기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대구지방법원 등기국 관계자▶
"그런 부분이 장수가 그게 아마 대량으로 했는지 모르겠는데 매수는 당연히 맞다고 보고 또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어요. 그 당시에…"

신탁원부가 대출 규모가 빠진 채 6년 동안 법원에 등기된 사이 건물주는 신탁회사 동의도 없이 전세 세입자들과 임대차 계약을 한 겁니다.

◀정태운 전세 피해자 대표▶
"애초에 신탁회사에서 신탁원부를 제대로 법원에 등록했다면 계약 전 또는 계약 시 신탁원부를 본 우리 모든 계약자는 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출 규모를 뺀 채 등기를 한 부동산 신탁회사의 납득할 수 없는 일 처리와 법원의 구멍 뚫린 등기 업무 때문에 세입자들이 전세 사기 함정에 쉽게 빠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CG 김현주)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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