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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상수도본부, 수돗물 '녹조 독소' 공동 검사 거부···왜?

◀앵커▶
극심한 낙동강 녹조 현상이 계속되면서 환경단체들은 수돗물이 녹조 독소로부터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환경단체와 대구 지역 환경기자단이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에 수돗물에 대한 공동 검사를 제안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심병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낙동강 강정고령 지점은 8월 19일 유해 남세균 숫자가 ㎖ 당 11만 6천875개를 기록하면서 조류 경보 '경계' 수준을 보였습니다.

8월 22일에는 14만 4천375개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 달 가까이 '경계' 경보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낙동강 물을 정수해 대구 시민들에게 공급하는 매곡과 문산정수장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매곡정수장의 경우 원수에서 유해 남세균이 9월 2일 4만 2천 개, 문산정수장은 8월 29일 2만 4천890개까지 늘어났습니다.

반면 두 곳의 정수한 물에서는 유해 남세균이 만드는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거의 조류가 대발생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증식을 하고 있다 그러면 그 물로 정수를 하기 때문에 수돗물에서도 얼마든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거죠."

실제로 2022년 7월 대구문화방송이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로부터 제공받은 정수를 일라이자 검사를 한 결과 0.226ppb~0.281ppb 농도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습니다.

국내 허용치 1ppb보다는 낮지만 미국 환경보호국의 미취학 아동 허용치인 0.3ppb에 근접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가 같은 시료로 LC/MS-MS 검사로 한 결과 '불검출'이었습니다.

LC/MS-MS 검사는 환경부 공인 검사법으로 정확하긴 하지만 특정한 종류의 마이크로시스틴만 확인할 수 있어 한계가 있습니다.

◀이승준 부경대학교 교수(녹조 전공)▶
"일라이자 같은 경우에는 200여 종의 마이크로시스틴을 모두 측정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두 방법의 장단점이 있지만 일라이자를 미국에서 사용하는 이유는 전체 독성을 검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 검사 방법을 지금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구 지역 환경기자단과 환경단체들은 최근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에 수돗물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를 함께 검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는 국가가 공인한 기관과 검사법으로만 공동 검사가 가능하다면서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백동현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장
"우리는 정부에서 공인된 거를 하고 있는데 대학은 사실 아시다시피 재정 형편이 그렇게 넉넉지 못하기 때문에 정확한 고가의 장비라든가 그걸 구입을 잘 못 하거든요. 거기에 대해서 우리는 별로 신뢰가 안 갑니다."

2년 전 대구문화방송과의 공동 검사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미국의 경우 일라이자 검사로 먼저 마이크로시스틴 독성 여부를 확인한 뒤 LC/MS-MS 검사로 정확한 종류를 파악합니다.

둘 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검사법이어서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국가와 민간에서 공인된 방법 각각 해서 그 공통된 결과를 가지고 많은 시민의 의혹들을 불식시켜 주는 것이 행정의 마땅한 도리다."

수돗물 안전을 책임지는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가 공동 검사를 거부하면서 수돗물에 대한 불신과 불안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그래픽 한민수)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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