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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환경부는 정수 처리하면 녹조 독소 99% 제거한다는데···대구 수돗물, 정말 괜찮을까?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낙동강 녹조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강정고령 지점에 조류경보 3단계 중 두 번째인 '경보' 발령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물에 포함된 유해 남세균 숫자가 급증하면서 수돗물을 생산하기 위한 정수 과정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단체들은 수돗물이 녹조 독소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낙동강 강정고령 지점, 조류경보제 '경계' 단계···유해 남세균 숫자, ㎖당 1만 개 2회 연속 넘어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월 26일 기준 강정고령 지점의 유해 남세균 숫자는 ㎖당 12만 1,413개로 조류경보제 '경계' 단계입니다,

직전 조사인 8월 22일 기준 유해 남세균 숫자인 ㎖당 14만 4,375개보다 2만여 개 감소했지만 여전히 '경계' 발령 수준입니다.

열흘 전인 8월 12일 기준으로 유해 남세균 숫자가 1만 4,990개로 처음으로 만 개를 넘어섰고 8월 19일 11만 6,875개를 기록하면서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조류경보제 '경계'가 발령되려면 유해 남세균 숫자가 ㎖당 1만 개를 2회 연속 넘어야 합니다.


대구지방환경청 "강정고령 구간 낚시·수상 레포츠·수영 등 자제해야"···어패류 먹기 자제 권고는 안 해 '논란'
지방환경청장 등은 조류경보 '경계' 발령 즉시 친수 활동과 어패류 먹기, 가축 방목 등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거나 고지해야 합니다.

대구지방환경청장은 8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강정고령 지점이 조류경보 ‘경계’ 단계로 상향됨에 따라 강정고령 구간에서의 낚시, 수상 레포츠, 수영 등 친수 활동을 자제해 주실 것을 시민 여러분께 당부드린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경계' 발령에 따라 환경기초시설과 폐수 배출사업장 등 오염원 점검과 정수장 관리강화 등 조류경보 발령에 따른 조치 사항을 철저히 이행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구지방환경청은 8월 22일부터 30일까지 조류경보 발생 또는 조류 확산 우려 구간에서 취수하는 정수장 11곳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와 합동으로 취수원 관리, 조류 모니터링 강화, 정수 공정 적정 운영 여부 등을 집중 점검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될 수 있는 어패류 먹기를 자제할 것을 권고하거나 고지하지는 않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은 "직무 유기에 해당하고요. 어쨌든지 4대강 사업의 부작용들을 은폐하기 위한 그런 행동의 연장에 있으니까 이런 것들도 사람들한테 안 알리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거 보면 환경부가 제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것이죠."라고 비판했습니다.

유해 남세균, '맹독성 물질' 마이크로시스틴 내뿜어···"남세균 특성 잘 이용해 제거 작업해야"

유해 남세균은 죽으면서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성 물질을 내뿜기 때문에 매우 위험합니다.


실제로 1996년 브라질 카루아루 지역의 혈액투석 센터에서 마이크로시스틴에 오염된 물을 사용해 49명이 숨진 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수 과정에서 남세균의 특성을 잘 이용하는 제거 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승준 부경대학교 교수(녹조 전공)는 "살아있는 남세균들 그러니까 이게 터지기 전에 남세균들을 먼저 제거해야 해요. 그렇겠죠. 그러고 나면 물에 남은 독성이 있으니까 그걸 이제 포집을 해가지고 없애면 되는데 만일 반대로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럼, 독성 먼저 제거했죠. 그리고 남세균이 남아 있어요. 터지니까 다시 물에 또 독성이 튀어나오는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환경부 "정수 처리하면 마이크로시스틴 99% 제거"···유해 남세균 숫자 급증하면 제거 안 된 1%가 문제 일으킬 수도
환경부는 정수 처리를 하면 마이크로시스틴을 99% 제거할 수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유해 남세균 숫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하면 사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거되지 않은 1%의 유해 남세균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해 남세균이 '녹조 대발생' 기준치인 ㎖당 100만 마리인 경우 99%를 제거하더라도 1만 마리는 남게 됩니다.

이승준 부경대학교 교수(녹조 전공)는 "이게 함정인데요. 이런 거예요. 99%를 제거한다 이러면 마치 다 제거되는 것 같잖아요. 예를 들어 여름철에는 1만 마리가 있으니까 99.99%를 없애야지 한 마리가 되는데 우리나라는 자꾸 똑같은 이야기를 해요. 우리 99% 제거해 그래서 뭐가 달라졌다는 거죠."라고 비판했습니다.

대구 정수된 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우리나라 기준치보다는 낮지만 미국 아동 허용치에 근접한 수치
실제로 2022년 7월 대구문화방송이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로부터 제공받은 정수를 검사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0.226 ~ 0.281ppb 농도로 검출됐습니다.

우리나라 기준치인 1ppb보다 낮지만 미국 환경보호국의 아동 허용치인 0.3ppb에 근접한 수치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2023년 9월에도 환경단체가 경북 고령군 지역의 수돗물을 검사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국내 기준치의 2배가량인 1.9ppb가 검출됐습니다.


환경단체 "정부, 정치적 진영 논리 떠나 당장 낙동강 보의 수문 개방해야"···환경부 "조류 독소 걸러지고 있어 문제없어"
환경단체들은 녹조 독소 문제가 현실로 다가온 만큼 정부는 정치적 진영 논리를 떠나 당장 낙동강 보의 수문을 개방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낙동강의 18개 정수장에 도입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통해서 원수의 조류 독소는 걸러지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환경부는 2023년 물환경학회에 조사를 맡긴 결과 수돗물과 에어로졸 조류 독소가 나타나지 않았고 2024년도 조류 독소 감시를 강화하고 있지만 검출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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